"백신비용 내라" 베트남 정부 압박에 韓기업들 골머리

입력 2021-06-04 13:35  


베트남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코로나19 백신 비용을 요구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정부가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매출 감소 등 경영난에 처한 상황에서 백신 구매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4일 연합뉴스는 현지 업계를 인용해 베트남 정부가 한국기업들에 전화 등을 통해 백신 펀드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휴대폰 가입자들에게도 일제히 문자를 보내 백신 기금 마련에 동참해달라면서 수신 계좌를 공지했다.
호찌민에 있는 A사는 최근 현지 정부 관계자로부터 백신 기금을 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A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당국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돈을 주면 우리 직원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건 장담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롱안과 동나이 지역에 위치한 생산법인들도 당국으로부터 백신 펀드에 기여해달라는 연락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기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도 같은 요청을 받았지만, 성의 표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베트남 중앙정부는 최근 민간기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백신 구매 펀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총 1억5천만 회분의 백신을 마련하기 위해 11억달러(1조 2천317억원) 규모의 재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펀드 조성에 참여한 곳은 없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박닌성 휴대폰 공장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무료 백신을 제공받아 직원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이날 접종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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