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U "반도체 제조사, 차량용 반도체로 생산능력 돌릴 이유 많지 않아"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최소 1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세계3위 전자제품 위탁생산(EMS) 업체인 플렉스(Flex)의 조달·공급망 관리 최고책임자인 린 토렐은 "반도체에 의존하는 고객사들이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끝날 시기에 대한 전망을 계속 미루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토렐은 "반도체 수요가 몰리지만 고객사들은 반도체 원재료 공급 여부에 따라 반도체 부족 사태가 내년 중·후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2023년까지 반도체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이 TV나 스마트폰, 가전 제품으로까지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아시아 지역 가전 제조업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토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2주간 봉쇄 조치를 결정한 말레이시아에 대해 우려하는 입장이다. 말레이시아에 많은 반도체 회사 공급업체들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말레이시아의 봉쇄 조치가 반도체 부족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역시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이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IU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정부가 반도체 제조업체에 차량용 반도체의 생산을 우선시 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제조사로서는 가전제품용 반도체의 수익성이 더 높은 만큼 차량용 반도체로 생산능력을 돌릴 이유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이 설비 투자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이런 투자가 장기적으로 반도체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EIU의 전망이다.
EIU는 "2030년까지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오히려 2024년 이후에는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통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