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에 비해 한국 진출이 늦어 소위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였지만, 전세계으로 흥행한 K-드라마의 수혜를 입고 연이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이에 다른 명품 브랜드처럼 `오픈런(매장이 문을 열기 전부터 기다렸다가 제품을 구입하는 현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델보는 이날 핸드백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2~3% 가량 인상했다. 지난해 12월 약 5% 가격을 올린 이후 반 년만의 인상이다.
베스트 셀러 제품인 브리앙 라인의 경우 박스카프 기준 MM사이즈는 835만원에서 849만원으로, 미니 사이즈는 695만원에서 71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탕페트 라인 역시 수플카프 기준 스몰 사이즈 554만원에서 572만원, PM 사이즈는 665만원에서 676만원, MM 사이즈는 757만원에서 762만원으로 각각 올랐다.
델보는 지난 1829년 설립된 레더 하우스 브랜드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핸드백 브랜드이기도 하다. 1883년 벨기에 왕실로부터 `공식 가죽제품 공급자(Warrant Holder)`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왕가를 위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로 전세계 모든 델보 매장에서는 벨기에 왕실의 공식 문장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에루샤`에 비해 한국 소비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브랜드다. 지난 2018년 말 한국 지사를 설립했으니 직접 진출을 한 지는 2년이 조금 넘은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4년 SBS 히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전지현과 함께 등장한 보라색 탕페트 백이 2주 만에 전세계에서 완판된 것을 시작으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도 주연 김희애가 브리앙 미니 백을 들고 나오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
이에 브랜드를 내세우지 않고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알음알음` 선택 받아 왔던 과거와 달리 오픈런까지 넘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연이은 가격 인상은 예상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결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위"라며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가 늘고, 한국이 명품 시장의 큰 손으로 떠 오르면서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인상 폭은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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