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억눌려 있던 소비 욕구가 보복소비로 이어지면서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명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한국 시장에서만 많게는 7번이나 가격을 올리며 폭리를 취하고 있는데요.
가격을 올려야 더 잘 팔리는 명품 시장의 실태를 신선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백화점 명품관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서 있는 모습이 1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픈런`이 일상이 된 건데, 줄을 대신 서 주는 알바는 물론 인기 상품을 사자마자 웃돈을 받고 파는 리셀러까지 등장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은 20% 가까이 줄었지만 우리나라는 거꾸로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유례없는 명품 소비 열풍에 지난 4월과 5월 국내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은 1년 전보다 56%나 급증했습니다.
차곡차곡 돈을 모으면 집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버린 MZ세대들이 명품 시장의 큰 손으로 등장하면서 이상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허경옥 성신여대 교수 : 명품 활황은 소비의 목적이 기능이나 제품의 성능보다는 `나 이렇게 비싼 것 가지고 있다`고 주변에게 알리고 싶은 것이 가장 큰 이유 같습니다. MZ세대들은 사는 재미가 없어지면서 명품 소비에서 즐거움을 찾는 경향도 일부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한국의 명품 소비 열풍을 물량 제한을 통해 희소성을 부각시키며 가격 인상의 기회로 악용하고 있습니다.
1년에 한두 번 가격 인상에 나서던 일부 명품 브랜드들은 올해만 모두 다섯 차례나 가격을 올렸는데요. 같은 물건을 한국에서 사면 프랑스보다 평균 20%는 비싸게 사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 국내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하지만, 전세계 명품시장의 현황을 보면 중국과 아시아(한국·일본)가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유럽 명품업체 입장에서는 아시아 시장이 주력시장이거든요. 앞으로도 가격은 끊임없이 우상향 될 것으로 봅니다.]
이같은 열풍에 루이비통은 전 세계 6곳에만 한정적으로 선보인 NBA 협업 특설매장을 서울에 선보였고
구찌도 23년 만에 이태원에 두 번째 단독매장을 여는 등 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세계 7위 규모로 올라선 한국 명품시장.
코로나19로 한해 7만 명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빚을 내며 버티다 끝내 폐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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