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출시를 앞둔 가전업계와 자동차 업계 등 산업 곳곳의 분위기를 박승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항공업계가 유가상승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료비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지난해 배럴당 43달러였던 국제 유가는 최근 7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항공사의 경우 전체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20~25%)이 가장 큰 만큼, 유가상승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집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총 원가에서 유류비가 제일 많이 차지하고요. 2019년 경우에는 거의 25% 가까이 부담했습니다. 유가가 일정한 선을 넘어가게 되면 개인당 추가로 유류할증료를 받고 있죠.]
고유가가 부담이긴 해운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HMM은 지난 1분기 연료비용으로 2,080억 원을 썼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매입액 5천억 원의 41.6%에 이르는 수준입니다.
장기간의 불황 끝에 다시 `빅 사이클`에 진입했지만 고유가에 발목이 잡힌 셈입니다.
[해운업계 관계자 : 이런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진 않을 테니까. 오르면 결국 떨어질 거고. 저희 10여 년간 계속 운임 안 좋았으니까 다시 또 그런 날이 오겠죠. (유가를) 운임에 반영할 수 있는 데는 부담이 덜할 거고, 그렇지 않은 곳은 조금 원가 부담이 있겠죠.]
가전업계는 철강가격 인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컬러 강판 값이 올 들어서만 톤당 40만 원이나 뛰었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 : 유리 만들던 업체들의 공장들이 올해 초 사고들이 있어서 공급이 원활치 못한 면이 있어요. 가격 자체가 많이 뛰었어요. 원자재 가격이 높다 보니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강판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자동차 업계는 이번엔 철강 가격 인상이라는 악재를 만났습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 : 지금으로서는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완성차 제조업체가 손해 보고 팔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단기적인 문제였다면 관계가 없어요, 그런데 이게 장기화됐을 때 문제가 발생하거든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 많이 팔면 팔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손실을 줄이려면 결국 상품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어렵게 살아난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원자잿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이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이어서 고영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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