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의 미국 증시 상장 여파로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을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손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증권감독위원회가 199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해외 증시 상장 규정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 규정이 개정되면 중국 기업이 홍콩이나 미국에 상장하기 전에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국 IT기업은 해외에 상장할 경우 중국 당국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이들 대부분 기업의 지배 구조는 `변동지분실체(VIE·Varable Interest Entity)`로 돼 있는데 이는 중국 당국의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쓰여왔다.
VIE의 기본 구조상 정점에는 지주회사가 존재한다. 사주는 조세 피난처 등 해외에 자신이 100%의 지분을 소유한 지주회사를 세운다. 예컨대 중국에서 BAT라 불리는 인터넷 공룡인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잘 알려진 빅테크의 지주회사 등록지는 모두 영국령 케이맨 제도다.
중국 당국이 이번에 빅테크의 지배 소유구조까지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더 확실히 드러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 등 이미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도 추가 주식을 발행할 경우 앞으로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할 수 있다.
최근 디디추싱이 당국의 반대에도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하자 중국 정부는 자국의 모든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의 앱을 제거하라고 지시했으며 보안 조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30일 뉴욕 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 44억 달러를 모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당국 규제 리스크로 20% 주가 폭락을 겪었다. 이날도 주가가 4% 넘게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미 증시 상장을 제한하면 미국 시장에도 타격이 올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중 경제및 보안 검토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거의 250개에 달한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2조1000억 달러(2397조원)다.
글로벌 금융 데이터 기업 리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미 증시 기업공개(IPO) 규모는 1060억 달러였다. 이 IPO로 지난 1년 반 동안 월가 은행들이 챙긴 수수료는 240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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