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2,254억원 끌어온 마켓컬리 "국내 상장할 것"

박승완 기자

입력 2021-07-09 10:38  

마켓컬리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한국증시 상장을 공식 선언했다.

컬리는 2,254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 에스펙스 매니지먼트(Aspex Management)와 DST Global,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등 다수가 참여했다.

추가로 자산규모 약 520억 달러(한화 약 59조원)를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밀레니엄 매니지먼트(Millennium Management)가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CJ 대한통운도 신규투자자로 참여한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시리즈 F 투자에서 컬리의 기업가치는 약 1년여만에 2.6배 오른 2조 5천억 원 규모로 평가됐는데, 이유로는 먼저 가파른 성장성이 꼽힌다.

창사 이래 매년 두자리수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한 컬리는 지난해 9,5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두배 이상 성장했다.

그 결과 2020년과 2021년엔 파이낸셜 타임즈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에 국내 회사로는 유일하게 2년 연속 20위 내에 선정됐다.

이용자 수도 매년 크게 늘고 있는데, 2020년에만 280만명의 신규회원이 가입했으며 2021년 5월 말 기준으로 누적가입자 수가 800만명을 돌파했다.

2021년 가입한 신규고객의 재구매율은 71.3%에 달하는 등 충성도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컬리는 가파른 성장을 지속할 동력으로 단독상품 비중이 다른 장보기 및 이커머스 기업들에 비해 높다는 점을 든다.

PB 상품을 비롯해, 마켓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상품 등 단독상품의 비중은 해마다 계속 증가해왔으며 현재 전체 상품 거래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컬리는 미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 역시 기업가치 상승의 원인으로 평가했다.

적극적인 선투자로 인해 현재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이익은 흑자로 전환한지 3년이 넘었으며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라는 설명이다.

미끼 상품이나 대형 할인행사에 의존한 특가 정책을 강조하는 타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이용자들의 회당 구매금액과 구매빈도가 증가하는 부분도 차별점이다.

그간 쌓아온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마케팅,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효율화 되는 점도 컬리가 확실한 수익을 낼 것이라는 신뢰를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마켓컬리
컬리는 이번에 확보한 시리즈 F 투자금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 등 물류 서비스의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 채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인데, 실제로 기술개발 팀은 지난해 연말보다 올해 6월 50% 늘었으며, 하반기 두배로 추가한다.

더불어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에도 투자를 늘려 하반기에는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서비스를 확대하여 해당 지역의 신규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간 해외증시와 한국증시 상장을 동시에 탐색해왔던 컬리는 다양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근 한국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마켓컬리를 아끼고 이용한 소비자, 함께 성장해온 생산자 및 상품 공급자 등과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올 들어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 도입 등으로 적극 소통해온 점도 방향을 돌린 요인 중 하나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생산자들과는 상생협력에 힘쓰고, 기술투자와 우수한 인재유치로 고객 가치를 높여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앞으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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