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달라"...마켓컬리, 내년 국내상장 추진

입력 2021-07-09 10:16   수정 2021-07-09 16:01

거래소, 상장 요건 완화
2,254억 추가 투자유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타진하던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인 마켓컬리가 계획을 바꿔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는 9일 2천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6번째)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증시 상장을 추진하던 컬리가 국내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튼 데는 한국거래소가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의 상장을 유치하기 위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규정을 완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올 초 쿠팡의 미 증시 상장 이후 국내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들이 잇따라 뉴욕행을 추진하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기면 다른 재무요건이 충족되지 않아도 상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컬리가 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이 9천530억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하고, 고객 수도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누적 8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최근 `동학개미` 열풍 등으로 국내 증시가 재평가받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 상장으로 가닥을 잡은 배경으로 지목된다.
컬리의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근 크래프톤이나 카카오뱅크 등을 보면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는 등 국내 증시도 많이 성숙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컬리의 국내 증시 상장은 빨라도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상장 준비 기간에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려 곧바로 준비를 시작해도 연내 끝마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다.
한편 이번 컬리에 대한 투자에는 에스펙스 매니지먼트 등 기존 투자사 외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와 지난 4월 `샛별배송`(새벽배송) 전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CJ 대한통운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컬리는 "이번 시리즈F 투자에서 컬리의 기업 가치가 작년 시리즈E 투자 후 약 1년여 만에 2.6배 오른 2조5천억원 규모로 평가됐다"며 "컬리의 성장성을 인정받을 결과"라고 설명했다.
컬리는 이 투자금으로 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 재고 관리, 주문 처리, 배송 등 물류서비스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하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을 현재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하반기에 남부권까지 확대한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생산자들과는 상생협력에 힘쓰고, 기술투자와 인재 유치로 고객 가치를 높여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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