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에게 맞아 숨진 뒤 아이스박스에 담겨 방치됐던 생후 20개월 여아는 다리가 부러지는 등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대전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숨진 아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아기의 다리가 부러지고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가 있다는 1차 소견을 내놨다.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친부 A(29)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어느 순간부터 딸의 울음소리가 짜증 나기 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달 중순 대전 대덕구 집에서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우는 아기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과 발로 수십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기는 숨이 끊긴 뒤에는 부모에 의해 아이스박스에 담겨 화장실에 방치됐다.
경찰이 지난 9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아기 외할머니 신고를 받고 집을 수색해 시신을 발견했을 당시 이미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
아기 친어머니는 사체유기 혐의로 지난 12일 구속됐다.
아기 외할머니 신고 사실을 알고 달아났다가 사흘 만에 모텔에서 붙잡힌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대전지법에서 진행된다.
한편 일부 온라인에서 제기된 성폭행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 피해 여부 등은 국과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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