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수성사격장에서 날아든 탄환이 인근 마을 차 번호판을 관통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주시 감포읍 오류3리 주민 오모(45)씨는 지난해 7월 차 번호판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구멍은 위에서 아래로 날아온 탄환 자국이었고, 주변에 탄환이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씨 집은 수성사격장과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고 직선거리로는 3㎞ 떨어져 있다.
주민들도 당시 수성사격장에서 헬기나 전차 등의 야간 사격훈련이 이뤄진 만큼 사격훈련에 따른 피해로 보고 있다.
오씨는 발견 직후 해병대와 경찰에 신고했고, 해병대 1사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현장에 나와 조사한 뒤 탄환을 수거해 돌아갔다.
해병대 1사단 측은 오씨 차 번호판을 교체해줬고 소주 1상자와 손선풍기 등을 선물로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오씨와 주민들은 "해병대 측이 사과하기는 했지만 형식적인 사과에 불과했고 특별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만약 사람이 맞았다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드러냈다.
수성사격장에서는 해병대, 육군 등이 전차, 자주포 등 사격훈련을 했고 방위산업체는 폭약 등을 시험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주한미군이 그동안 경기 포천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하던 아파치 헬기 사격훈련을 이곳에서 했다.
인근 주민들은 각종 화기 훈련에 따른 불발탄이나 유탄, 소음, 진동, 화재 위험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과거에 훈련 중 발사된 탄환이 논밭에 떨어지고 포탄이 떨어지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주민들은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성사격장 인근 마을에 대한 안전대책과 지난해 발생한 사고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글을 올렸다.
해병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난해 7월 22일 민원이 들어온 뒤 사격장을 관리하는 부대로서 현장을 돌아보고 민원인을 3차례 정도 만나 도의적 차원에서 사과
하고 보상이나 후속조치를 설명해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민원인이 번호판 교체와 재발 방지를 요구해서 7월 31일에 번호판을 교체했고 부대에선 원만히 마무리된 것으로 생각했다"며 "남의 집 갈 때 그냥 가지 않듯이 보상과 상관없이 죄송한 마음을 전달하는 차원에서 소주와 기념품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