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투자금 명목으로 수백명으로부터 수천억원을 챙긴 투자업체의 대표이사가 해외 도피 20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중국 공안부와 공조 수사를 벌여 중국 하얼빈에서 김모(52)씨를 검거하고 지난 5월 20일 한국으로 송환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영사관에 근무하는 경찰 주재관들은 선양 교민들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이는 한국인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2001년 5∼12월 ㈜에이스벤처캐피탈(에이스VC) 대표이사로 활동하며 공범들과 함께 수백명으로부터 4천300여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그는 그해 연말 중국으로 도피한 후 결혼까지 하고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민 상대 사기 혐의로 김씨를 붙잡고 보니 20년 전 사건으로 수배 중인 인물이었다"고 밝혔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김씨는 이 회사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다른 기업에 대한 인수협상을 벌일 때 대표이사라는 직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속칭 `바지사장`으로, 공범들은 진작에 붙잡아 구속했다"며 "김씨는 국내 송환 후 서울 일선 경찰서에서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았으며, 다른 사기 사건도 있어 인천의 한 경찰서로 신병이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에이스벤처캐피탈은 현재도 취업포털 등 일부 사이트에 2000년 설립된 금융 투자업체로 소개돼 있다.
홈페이지 주소와 사무실 전화번호가 기재됐고 사원 수는 4명으로 나와 있지만, 주소를 클릭하면 `사이트에 연결할 수 없음`이라는 표시가 뜨고 전화를 걸면 `없는 번호`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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