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을 발표한 이후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져 `주주 달래기` 카드가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0월 배터리 사업 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주 반발로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 환원책을 발표한 LG화학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전철을 밟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11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다음 달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을 100% 자회사로 물적 분할하는 안건과 함께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함께 논의한다.
SK이노베이션이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금전 외에 주식과 기타 방식으로 배당을 할 수 있는 정관을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배당 방식을 다양화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배터리 분할 발표 이후 기존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며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주들은 신성장 사업인 배터리를 보고 투자했는데, 물적분할로 특정 사업을 떼어내면 기존 주주들은 신설 회사의 주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독립 검토 단계부터 이러한 지주사 디스카운트 이슈를 인지하고 있었다. 김준 총괄사장은 "시장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지주사는 기업 가치 창출에 역점을 두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높이고 미래 성장 동력에서 새로운 사업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함으로써 투자자들이 투자할 이유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투자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또한 배터리 사업을 독립시킨 후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개발과 인수합병(M&A)을 담당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둔다. 신사업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본격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말 배터리 분할 당시 `배당 성향 30% 이상, 2022년까지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 현금 배당`이라는 주주 환원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배터리 소재, 친환경 지속가능성, 혁신 신약 등 3대 신성장 사업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이 빠져나가도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입증하며 한때 꺾였던 투자 심리가 회복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9월 배터리 분할 발표 이후 60만원대까지 하락했던 LG화학 주가는 올해 초 100만원대까지 상승한 뒤 5월부터는 8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도 LG화학과 유사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우선 예상하면서도 방법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정유 사업이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본 영향으로 주주 배당을 중단한 상태이며, 대규모 배터리 사업 투자의 초기 단계라 수익 창출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처럼 현금 배당이 아닌 현금 외 주식 배당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9월 임시주총에서 주식 배당을 정관에 반영하더라도 실시 시기는 미정이며,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게 회사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