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재건 끝내 빈손…탈레반, 사실상 정권 접수

입력 2021-08-15 19:37   수정 2021-08-15 20:15

탈레반 정권 이양 착수
미국 최악 패전 역사 떠안게 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 지역을 사실상 장악한 후 마지막 남은 수도 카불 지역으로 들어서자, 아프간 정부가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며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
아프간 내무부 장관은 15일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권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도 AP통신에 "탈레반 협상단이 권력 인수 준비를 위해 대통령궁으로 이동 중"이라며 이 협상의 목표는 탈레반에 평화롭게 정부을 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이날 카불 외곽 경계 지역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아프간 내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탈레반이 카불의 사방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P통신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카불 내의 칼라칸 지구, 카라바그 지구 등에 탈레반이 있다며 "아직 전투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의 대외 창구가 있는 카타르 도하 정치사무소의 지도자는 "카불 시내에서 폭력을 행사하지 말고 탈출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안전한 길을 허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또 탈레반 대변인은 트위터로 조직원들에게 카불 관문에서 대기하고 입성하진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은 일부 탈레반이 마찰 없이 카불로 들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레반 측은 카불을 무력으로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아프간 정부가 `평화적으로 항복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잘메이 할릴자드 아프간 평화협상 미국 특사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고위 관료와 긴급 대책 회의를 가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12일 카불 남서쪽 150㎞ 지점의 거점 도시 가즈니(가즈니주 주도)를 차지했고, 다음날 카불에서 50㎞ 떨어진 로가르주의 주도 풀-이-알람까지 점령하며 수도권을 압박했다.
전날에는 카불 남쪽 11㎞ 지점 로가르주 지역에서 정부군과 전투를 벌였다.
탈레반은 현재 카불을 제외한 주요 도시와 국경 초소를 모두 장악한 상태다.
한편 지난 2001년 9·11 테러로 시작해 20년에 걸친 아프간 전쟁은 미국에 막대한 비용을 남긴 채 마무리되게 됐다.
지금까지 아프간 전에서 미국은 사망 17만 명, 전쟁비용 2조 2,610억 달러(왓슨 연구소)의 막대한 손해를 남기게 됐다.
미국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했음에도 아프간 정부의 자립에 실패했으며, 재건을 위해 투입한 1,430억원의 상당 부분이 사라지는 등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미국은 지난 5월 철수를 본격화하고 탈레반의 공세가 확대되는 중에도 철군 계획을 바꾸지 못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1975년 당시 북베트남군을 능가하는 속도로 아프간을 장악했다고 보고 미국이 제2의 베트남 패전이란 오명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영호  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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