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거래시 발생하는 중개수수료를 개편안을 확정했습니다.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소비자단체와 중계업계 모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효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바뀌는 중개수수료 개편안에서는 6억원 이상 주택 거래에서 최고 수수료율이 단계적으로 낮아집니다.
6억~9억원(0.4%)은 지금보다 0.1%p 낮아지고, 9억원 이상 거래는 수수료 구간을 3단계(0.5~0.7%)로 나눴습니다.
10억원의 집을 사고팔 때 최대 900만원(0.9%)이었던 중개 수수료는 500만원(0.6%) 정도로 내려갑니다.
개편안은 도출됐지만, 이번 논의 과정에서 소비자 단체와 중개업계는 불필요한 갈등을 빚었습니다.
중계업계는 수수료 논란이 초고가 주택에서 시작됐는데, 이를 빌미로 일제히 수수료를 낮추려고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올라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점도 고려하지 않았다는게 현장의 목소립니다.
[A 공인중개사: 여기 아파트가 1500세대거든요? 1500세대 중에 한달에 한 건도 거래가 안될 때가 많거든요. 우리는 수수료 높은 걸 원하는 게 아니고, 어쨌든 거래가 잦아서 일단 일이 있어야 할 것 아니에요…]
소비자 단체도 불만은 마찬가집니다.
얼마짜리 집을 거래하든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만큼 수수료율을 차등해서 받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입니다.
이들은 중개수수료 정액제, 최소한 정률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윤명 /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가격이 비싸거나 싸거나 내가 받는 서비스의 차이를 느낄 수가 없고요, 그런데 중개수수료를 9억일때와 12억일때를 왜 다르게 내는지, 그리고 왜 점점 더 요율이 올라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갈등이 결국엔 집값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합니다.
4년전 평균 6억원대였던 서울 아파트 값은 11억원 선을 넘겼고,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던 수수료율까지 손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겁니다.
거래는 끊겼지만 집값은 고공행진하는 기현상 속에서 집값 논란의 화살을 중계업계로 넘겼다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본 중개보수의 개편안이 만들어진 계기 자체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불거진 문제라고 보시면 돼요. 그 집값 급등의 책임을 일부 개업 공인중개사에게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정부가 25번의 부동산 정책 실패 끝에 내놓은 중개 수수료 인하 카드.
성난 집값 민심을 달래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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