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수 시한이 사흘 남은 28일(현지시간) 카불 공항 주변에 테러 위험을 경고하고 자국인들에게 즉각 떠나라고 요구하면서 대피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이날 안보 경보령을 통해 "구체적이고 신뢰할만한 (테러) 위협이 있다"면서 "카불 공항 인근에 있는 모든 미국 시민은 즉시 공항을 떠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사관은 특히 사우스(에어포트 서클) 게이트, 내무부 신청사, 공항 북서쪽에 있는 판지시르 주유소 근처 게이트에 테러 위협이 제기됐다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자국민을 향해 비슷한 경고 조치를 여러 차례 내려왔다. 그만큼 현지 상황이 불안정하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지난 25일에도 카불 공항으로의 이동을 자제하고 공항 출입구를 떠나라는 경보령을 발령했다.
이날 경보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가 테러 공격 가능성을 경고한 지 몇 시간 뒤에 내려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현장 상황은 계속 극도로 위험하고 공항 테러 위협은 여전히 크다"면서 "군 지휘관들은 24∼36시간 내 공격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고 경고했다.
미국 철수 시한이 막바지에 다다른 상황에서 재차 추가 경보령이 내려지면서 대피 작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아프간 탈출을 희망하는 아프간인들은 아직 수천 명이 남아있지만, 현지 상황에 비춰볼 때 이들이 모두 탈출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실제로 지난 26일 공항 테러 영향으로 이날 공항으로 가는 길목은 막히거나 대부분 공항 게이트가 접근이 차단됐다.
이날 공항 사우스 게이트에는 수백 명을 태운 버스 행렬이 이어졌는데, 폭발물 수색 작업으로 진입 속도가 대폭 지연됐다.
미국은 아프간 철수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간인 대피를 마무리하고 군병력 귀국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아프간을 떠나길 원하는 자국민은 약 350명이 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탈레반의 카불 장악 이후 지난 2주간 총 11만3천500명을 대피시켰다.
한편 대부분 유럽 국가들은 아프간 철수를 마무리한 상황이다. 영국은 이날 대피 작전을 종료했고, 프랑스도 전날 종료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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