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아프간 20년 전쟁 끝…탈레반 "완전 독립" 주장

입력 2021-08-31 06:53  



지난 2001년 시작된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이 30일(현지시간) 20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2001년 뉴욕 무역센터 등에 대한 무장조직 알카에다의 9·11 테러에서 촉발된 아프간전은 이날 미국이 미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함에 따라 공식 종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중동과 중앙아시아 군사작전을 책임진 케네스 프랭크 매켄지 미 중부사령관은 국무부 브리핑에서 미군의 C-17 수송기가 아프간 현지시간 30일 밤 11시 59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시한으로 정한 31일을 불과 1분 앞두고 철수를 완료한 것이다.

매켄지 사령관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아프간 철수의 완료와 미국 시민, 제3국인, 아프간 현지인의 대피 임무 종료를 선언하기 위해 섰다"고 말했다. 대피작전이 본격화한 지난 14일 이후 12만3천명이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지금까지 6천 명의 미국인이 아프간을 떠났다고 밝힌 가운데 매켄지 사령관은 100명에 못 미치는 미국인이 탈출을 희망했지만 시간 내에 공항에 도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P통신도 미국의 마지막 비행기가 출발했다는 탈레반 경비대원의 발언을 전하면서 카불에 폭죽이 울렸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완전 독립을 주장하면서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간전은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에 대한 인도 요구를 당시 아프간 정권을 쥔 탈레반에 거부하자 동맹국들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함으로써 시작됐다.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 정권을 세우고 2011년 5월 빈라덴까지 사살했지만 내내 전쟁의 수렁에 빠져나오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5월 1일까지 미군을 철수하는 합의를 탈레반과 작년 2월 맺었다.
지난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 4월 미군 철수를 결정하면서 아프간전 종식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미국이 최소 연말까지는 친미 성향의 아프간 정부군이 버틸 것이라고 오판하는 바람에 탈레반이 지난 15일 정권을 장악한 뒤 철군 일정은 물론 민간인 대피에도 큰 혼선을 빚는 일이 벌어졌다.
아프간전은 미국과 아프간 모두에 큰 상처를 남겼다. 지난 4월 기준 아프간전으로 희생된 이는 약 17만 명으로, 아프간 정부군(6만6천 명), 탈레반 반군(5만1천 명), 아프간 민간인(4만7천 명) 등 아프간 측 피해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면 미군 2천448명이 숨지고 미 정부와 계약을 한 요원 3천846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동맹군 1천144명 등 미국 역시 적지 않은 희생을 치렀다.
미국의 전쟁 비용은 1조 달러(1천165조 원)에 달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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