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 등으로 시작된 남양유업 매각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와 연결해 들어봅니다.
방서후 기자, 당초 계약대로라면 오늘(31일)까지 지분 거래를 마쳐야 하지 않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5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자사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능이 있다는 등의 발표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면서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에게 오너 일가 지분 전체(53%)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계약대로라면 오늘이 거래 종결일이지만, 홍 회장 측이 경영권 매각 등의 안건을 처리할 임시 주주총회를 다음달 14일로 한 차례 연기했고, 한앤코 측도 홍 회장 등 매도인을 상대로 "계약서대로 매각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실상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거래 종결은 오늘까지인데, 매수인인 한앤코가 미리 소송을 제기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노쇼(계약 미이행)` 기미가 일찌감치 보였다는 입장입니다.
일단 계약서에는 당사자들끼리 합의가 없을 경우 `양측의 거래 종결일, 즉 대금 지급 시기는 최대 8월 31일을 넘길 수 없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조항은 홍 회장이 당초 지난달 30일 열기로 했던 주주총회에서 한앤코 경영진들을 남양유업 이사진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시켰어야 의미가 있지, 홍 회장이 주총에 참석하지도 않고 심지어 6주나 미룬 이상 계약 이행 의지가 없다고 본 겁니다.
그러면서 "매도인 일가 개인들을 위한 무리한 사항들을 `선결 조건`으로 새롭게 내세웠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는데, 이 선결 조건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앵커>
남양유업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홍 회장 측은 "거래종결을 위한 협의 기한이 아직 남았는데도 한앤코가 소송을 제기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종 시한까지 협의를 이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3,107억 원 규모의 주식매매 계약 금액이 적정한지를 놓고 뒤늦게 매수인과 매도인 사이에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부정적인 여론에 떠밀려 남양유업이 보유한 건물 등 유형자산의 순장부가액(3,693억원)에도 미치지 못한 가격에 급하게 도장을 찍은 만큼, 제값을 받고 회사를 넘기기 위해 재협상을 하거나, 극단적으로는 경영권 매각까지 재고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양측이 합의할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계약 종결 기한이 당장 오늘 자정까지인 만큼, 극적인 합의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양측이 이미 법률 대리인을 선임했고, 홍 회장 측도 한앤코에 맞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선을 다해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홍 회장 측의 입장과 달리 양측은 현재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측은 대금 지급 시한이 종료되는 즉시 추가 입장을 내고, 법정에서 계약의 유효성 여부를 따져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장기전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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