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올해 들어 8월까지 87조4천억원 증가해 작년 같은 기간 증가폭(60조2천억원)을 훌쩍 상회했다.
작년 말의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1천630조2천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5.3%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가 목표로 하는 가계대출 연간 관리선(증가율 5∼6%)을 벌써 터치한 것이다
8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증가액이 8조5천억원으로 전월(15조3천억원)이나 작년 8월(14조3천억원)보다는 확연하게 둔화했고, 올해 들어 월평균 증가액(10조9천억원)과 비교해도 낮았다.
은행권 가계대출도 비슷한 흐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천46조3천억원으로 작년 말(988조8천억원)보다 5.8%(57조5천억원)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가계대출 증가율(6.7%)은 둔화했으나 증가폭(59조9천억원)은 엇비슷한 수준이며, 2019년의 연간 증가액(60조7천억원)에 육박한다.
한은의 지난달 26일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강력한 대출 억제로 증가율이 10%에 육박했던 작년처럼 폭증하지는 않는다 해도 금융당국의 대출 증가 마지노선은 사실상 뚫렸다고 봐야 한다.
올해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5.9%(42조3천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7%(15조2천억원) 각각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작년 동기와 같고 2019년 같은 기간(26조7천억원)보다는 62%(15조6천억원)나 많다. 신용대출이 15조2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1%(2조5천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년 새 4억1천930만원에서 5억2천322만원으로 약 1억원, 수도권은 5억8천943만원에서 7억4천63만원으로약 1억5천만원이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억5천939만원에서 3억2천355만원으로 약 6천400만원, 수도권은 3억4천502만원에서 4억4천156만원으로 약 9천600만원 불어났다.
집을 사든 전셋집을 구하든 담보대출이 늘어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시중에 풀린 역대급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이 때문에 주택이나 전세 수요자들이 이사하려면 다시 빚을 늘려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최근 주택시장 상황과 높아진 가계 수익 추구 성향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대출 수요가 크게 둔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등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조정대상지역, 비규제지역의 9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도 수급 우려 등으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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