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발생한 상해사망 사고도 보장
'가짜 홀인원'하는 모럴해저드도 빈번
온라인 가입시 최대 15% 저렴
골프장에서 티샷을 한 공이 한 번에 홀컵에 쏙 들어갔다면? 꿈에 그리던 홀인원(hole in one)에 성공. 하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수백만 원에 달하는 `홀인원 턱`…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본격적인 골프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인원의 모임이 제한되자, 골프로 관심을 돌리는 분들도 많아졌죠. 실제 TV 예능에서도 골프를 주제로 한 각종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금융권에서도 골퍼들을 위한 각종 금융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골프보험입니다. 일명 홀인원보험으로 불리기도 하죠. 이번 주 슬기로운 금융생활에서는 골프보험으로 어떤 것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지, 가입 시 유의할 점은 없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홀인원하면 축하비용 보장…증명서·영수증 챙겨야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현재 일반 보험이나 특약형태로 대부분 골프보험을 판매 중입니다. 하지만 보험업 취재를 담당을 하는 저도 골프보험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만큼, 더더욱 이 보험의 정체가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슬기로운 금융생활 취재를 계기로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주요 손보사들이 판매 중인 골프보험의 보장내역을 파헤쳐 봤습니다.
사실 골프보험은 대부분 보장내역이 비슷했습니다. 가입한도와 보험료만 상이할 뿐, 이들 보험의 가장 대표적인 담보는 바로 `홀인원 축하금 보장`이었습니다. 홀인원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첫 티샷 한 번으로 홀컵에 공이 들어갔을 경우를 말하는데요,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이라고 합니다. 그 만큼 골프에서 쉽지 않은 게 바로 홀인원입니다. 확률이 적은 만큼 홀인원을 기록하면 기념품을 돌린다거나, `홀인원 턱`을 크게 쏘는 것이 관례입니다. 또한 라운드 당시 동반자들을 초대해 다시 한 번 골프 약속을 잡는 `리턴 매치`를 여는 것도 필수입니다. 홀인원을 했다는 사실은 기쁘지만, 수반되는 비용은 어마어마하죠.
이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 중인 골프보험은 홀인원 축하비용을 보장해줍니다. 홀인원으로 인한 기념품 구입비와 기념식수, 동반 캐디 축하금 등을 보장합니다. 홀인원 선물로는 보통 이름을 새긴 골프공이나 골프우산 등을 선택하는데, 생각보다 고가입니다. 홀인원을 할 때 마다 매번 보장이 가능할까요? 아닙니다. 보험가입금액 한도 내에서 최초 1회 보장합니다. 일반적으로 홀인원 비용은 1개월 이내, 축하 라운드 비용은 3개월 이내 소요된 금액으로 산정합니다. 홀인원을 하게 되면 해당 골프장에서 `증명서`를 주는데, 이와 함께 축하비용으로 사용한 영수증 등을 챙겨 보험사에 청구하면 됩니다.
한 홀에서 3타수를 적게 기록하는 것, 홀인원만큼 어려운 알바트로스도 있죠. 파4홀에서 홀인원을 하거나, 파5홀에서 2타만에 홀컵에 집어넣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일부 골프보험은 알바트로스 축하비용을 함께 보장하기도 합니다. 축하금 보장한도는 최소 50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도 가능하니 본인에 맞는 한도를 설정해 가입하시면 됩니다.
◆ 골프장에서 다치거나, 다치게 해도 보장
만약 내가 골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골린이`라면? 홀인원을 할 가능성이 적으니 골프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나요? 골프보험은 홀인원 외에도 상해사망과 후유장해 등을 함께 보장합니다. 보험사들이 판매하는 골프보험의 공통적인 부분은 골프시설 내에서 골프연습, 경기 또는 지도 중 급격하고 우연한 사고로 상해손해를 입었을 때 보상해줍니다. 골프용품손해 담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보험증권에 기재된 골프용품(예를 들어 골프채, 가방 등)의 피해를 보상해줍니다. 다만, 감가상각된 금액을 기준으로 보상한다는 점 체크하시면 좋습니다.
또한 골프 중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끼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보상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친 공에 다른 사람이 맞아 상해를 입었거나, 다른 사람의 골프장비를 파손한 경우 등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배상책임 담보를 쏠쏠하게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다만 1건의 사고당 본인부담금 2만 원을 공제합니다.
보험기간도 상이합니다. 월 단위로도 가입 가능하고, 1~3년 등 연 단위로도 가능합니다. 만약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라운딩 하루를 위한 1일 보험으로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단, 하루짜리 보험으로 가입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라운딩 시작 전에 미리 가입해야 당일 효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일부 보험사가 골프보험 판매 중단한 이유
골프보험에 대해 알아보면서, 평소 골프를 좋아하고 라운딩 횟수가 잦은 분들께는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이들 궁금해하는 보험료 역시, 일반 보험상품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하루짜리 보험의 경우 홀인원 보장 한도를 얼마까지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약 3,000~5,000원대 수준. 가입기간 1년인 경우 연보험료가(월보험료 아닙니다) 약 3만~7만 원 수준으로, 일반 건강보험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었습니다. (가입한도를 높이면 보험료는 더 올라갑니다.)
그런데 취재 도중, 일부 보험사가 골프보험 판매를 중단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보험사가 특정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은 해당 상품의 손해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높은 손해율의 중심에는 바로 홀인원이 있었습니다. 1만2,000분의 1 확률이라는 홀인원, 대체 얼마나 많은 실력자들이 있길래 보험사가 판매를 중단할 정도일까요.
홀인원을 증명할 방법이 골프장에서 발급하는 증명서와 동반캐디의 확인서로 한정돼 있다는 점이 골프보험의 취약점이었습니다. 동반자, 캐디와 입을 맞춰 홀인원을 했다고 합의를 본 뒤, 증명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합니다. 인근 식당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곧바로 승인취소한 가짜 영수증을 보험사에 제출하는 수법입니다. 이 같은 `가짜 홀인원`으로 이미 골프보험의 손해율은 100%를 훌쩍 넘긴 상태입니다. 사실상 골프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돈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연보험료 5만 원을 낸 뒤 작정하고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타내면 당연히 보험사 입장에서는 남는 게 없겠죠.
그럼에도 여전히 골프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가 더 많은 이유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골퍼들, 잠재 고객들이겠죠. 상대적으로 부담없는 보험료로 신규 고객을 모집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판매를 포기할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분명한 것은, 가짜 홀인원은 보험사기로 분류됩니다.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하셔야 합니다.
★ 슬기로운 TIP
일반적으로 가입하는 건강보험이나 자동차보험과 달리 골프보험은 타깃층이 따로 있는 특수성 보험이라 가입경로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설계사를 통해 문의하고 가입할 수도 있지만, 골프보험은 온라인으로 가입하시는 게 최대 15% 가량 저렴합니다. 보험사별로 보장기간과 금액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보장해주는 내역은 유사한 만큼, 온라인에서 비교하고 가입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각 보험사 다이렉트 홈페이지에서 생각보다 간편하게 보험료 계산이 가능합니다.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사유도 알려드리겠습니다. 대부분의 골프보험은 정규코스와 달리 홀컵에 쉽게 들어가도록 변경한 코스(깔대기 홀)에서의 홀인원은 제외하고 있습니다. 배상책임 중에서는 피보험자와 세대를 같이하는 친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의 경우 보험금 지급이 안 됩니다. 가입할 수 있는 대상에도 제한이 있죠. 골프선수이거나 골프관련업 종사자인 경우 보험가입이 제한됩니다. 마지막으로, 골프보험은 순수보장형 상품으로 만기환급금이 없다는 점도 숙지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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