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대출 한도 세분화 전망
금융당국이 `빚 내서 투자`하는 소위 빚투에 제동을 걸 전망입니다.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빚투가 가계 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데다, 증권사들이 자기 자본에 육박하는 개인 신용 융자 사업 확대 역시 또 다른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당국이 감독 강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코스피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는 25조 6,540억원, 역대 최대입니다.
지난 달 중순 사상 처음 25조 원을 넘어선 이후 이달 들어 계속 증가를 보이며 한달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주식 담보 대출까지 더하면 45조 원으로 `빚내서 투자` 소위 `빚투` 규모는 더욱 늘어납니다.
목까지 차오른 빚투가 가계 부채 증대로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 빚투 투자자들 투자 손실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확실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
여기에 증권사들의 신용대출 사업 관행도 문제로 거론됩니다.
현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신용 대출이 자기자본 200%를 초과할 수 없고 100%가 넘으면 중소기업 등 모험 자본 지원에만 사용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신용대출 규모를 자기자본 100% 이하 비율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국은 이마저도 증권사 입장에서 손쉬운 사업인 개인 대출에 쏠려 있다며 가계 부채 관리가 미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금융당국이 빚투 정조준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신용 대출을 더욱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줄이는 등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대출 고삐를 조이고 있는데 이번 검토도 그의 일환입니다.
당국은 신용대출 한도 제한 등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인데, 개인 신용대출 한도 비율을 정확히 명시하는 등 제도를 세분화해 규제를 강화하는 안에 무게가 실립니다.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 증권사 신용 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은 당연히 인정됩니다. 다만 증권사 신용 대출을 과도하게 막았을 때 시장에 부담이 됩니다. 당국이 증시 조정 부작용을 완화하면서 가계 부채를 줄이는 큰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
지난 상반기 증시 활황으로 이자 장사 수익을 톡톡히 올린 증권사들에 규제 리스크가 엄습하면서 증권사들은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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