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금리인상 눈치...빚투족 '가시방석' [이슈플러스]

입력 2021-09-15 17:40   수정 2021-09-15 17:41

    <앵커>

    리포트에서 살펴봤듯이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신용융자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플러스에서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사업 동향과 함께 개인들의 빚투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 나왔습니다.

    문 기자. 먼저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는 투자 자금의 현재 금리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은행이나 보험사와 같은 여타 금융사에 비해 증권사의 금리는 기본적으로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의 평균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7.66% 수준이고요. 만약 3개월 이상 대출을 하게 되면 최대 9.9%의 이율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은행 마이너스 통장 이율이 평균 2% 후반에서 3% 중반대인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최대 3배 이상 높고 보험사와 비교해도 두 배가량 차이가 나는 거죠.

    개인 투자자가 많이 이용하는 단기 신용거래융자 이율을 주요 증권사 위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단기 이율을 살펴보면 키움증권이 일주일 이내 7.5%, 8~15일은 8.5%로 가장 높았고요. 신한금융투자가 일주일 이내의 경우 3.9%로 가장 낮았지만 8~15일 동안 대출할 경우 6.5%로 대폭 올라갔습니다.

    <앵커>

    일주일만 빌려도 최대 7.5%의 이율이 적용되는거면 높은 수준인거네요.

    그런데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습니까?

    이에 따라 증권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출 이율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증권사 가운데 아직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는 없고요.

    또 주요 증권사에 확인해본 결과, 11월까지 신용거래융자 이율 조정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는데요. 오히려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은 0.1%p 소폭 인하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부터 증권담보대출 금리를 0.2%p 상향해서 최대 9.3%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는데요.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권담보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장기 회사채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그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당분간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상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 같은데,

    그런데 NH투자증권이 설명한 대로라면 다른 증권사들도 금리를 즉각적으로 올릴만 한데요.

    <기자>

    맞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NH투자증권처럼 회사채 금리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또 기업어음(CP) 금리를 기본금리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증권사별로 마련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결정하는데요.

    NH투자증권 등이 활용하는 회사채 금리(3년 만기 AA-)는 1.79%에서 1.97%로 0.18%p 올랐고요.

    11개 증권사가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CD 금리(91일물)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여파로 0.77%에서 1.00%로 0.23%p 올랐습니다.

    CP 금리(1년물)도 1.04%에서 1.07%로 0.03%p 올랐습니다.

    증권사들은 조달금리가 오르기는 했지만 이를 곧바로 반영하기보다는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설명한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은 이렇게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향 등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요. 다른 증권사들도 가산금리를 낮춰 신용거래융자 이율을 동결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지만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언제든 증권사 대출금리가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어떤 입장인가요? 증권업계 분위기 말해주시죠.

    <기자>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기준금리가 또 한 번 오른다면 앞서 설명한 증권사 대출 조달금리가 올라가기 마련입니다.

    이에 증권사들은 가산금리를 조정해서 대출금리를 동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최근 증권사들이 개인들을 상대로 하고 있는 신용융자 사업 비중을 자본금 규모에 따라 조절하겠다는 입장이고 금리인상에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증권사 신용융자 사업의 자본금 대비 비중에 곧 손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금융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요. 연내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바로 대출금리를 인상하거나 큰 폭으로 인상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또 취재 결과 금융당국 차원에서 TF를 구성해서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증권사 이율 조정 지침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실 증권사들은 지금까지 신용융자 사업으로 이익을 많이 남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사가 벌어들이는 이자 수익은 분기 사상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상반기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은 8,524억원에 달했는데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 234% 증가했습니다. 또 지난해 총 이자수익(9,970억원)의 85% 이상을 벌었습니다.

    증권사별로 확인해보면, 삼성증권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8% 상승한 1,336억원으로 가장 많은 이자 수익을 남겼고요.

    미래에셋증권 1,319억원, NH투자증권 1,065억원, 키움증권 915억원, 한국투자증권 874억원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증권사 입장에서는 이런 짭짤한 이자 수익을 버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러면 사업적으로 하반기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칫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신용공여와 거래대금 규모가 정체 또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리테일 부문과 브로커리지(주식매매 중개) 부문에서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증권사가 운용하고 있는 대출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개인 신용공여 규모는 약 45조원이 넘는 반면, 기업 신용공여는 3분의 1수준입니다. 이렇게 증권사는 대출과 관련해 개인에게 기대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리포트에서 본 것처럼 증권사에게 개인 투자자 대출 한도 제한과 더불어 금리 인상을 제때하지 못하게 한다면 상반기만큼의 이익을 거두기에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향후 실적 하락을 대비해 사업 전략 다각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형 증권사들은 초대형 IB 또는 종합금융투자사업가 진출을 준비하며 발행어음업이나 PBS 사업 개시를 앞두고 있고요.

    중소형 증권사들은 금융 플랫폼 등 신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거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IB(기업금융)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문형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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