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떠들고 5만원 벌었다…'데이터 노동' 뭐길래 [월급이 모자라]

이지효 기자

입력 2021-09-24 16:52   수정 2021-09-24 16:54



    《`월급이 모자라`는 빠듯한 월급으로 소비를 포기해야 했던 직장인들에게 `돈 되는 부업`을 찾아드리는 이지효 기자의 체험기입니다.》

    `하이 빅스비` `오케이 구글` 스마트폰에서 이런 말 써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바로 AI 음성인식 기능인데요. 초기에는 음성인식을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매끄러운 자연어를 처리하고, 심지어 `감정이 실린 목소리`까지 낼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죠.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 구글에서도 AI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AI는 그냥 만들어지는 걸까요. 일례로 말에는 화자에 대한 정보나 감정, 뉘앙스 등 다양한 정보가 포함되는데요. 이런 목소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작업으로 AI를 학습시켜야 가능한 일입니다. 당연히 데이터를 구하는 곳도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월급이 모자라>가 선택한 것은 AI 학습을 위한 목소리 데이터를 제공하는 부업입니다.



    ● 말하는 대로 받아적는 인공지능?…소리자바

    음성을 텍스트로 전환하거나, 텍스트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기술이 일상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습니다. AI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관련 데이터가 축적됐고 스타트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이런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저희 <월급이 모자라>가 부업으로 목소리 데이터를 제공한 곳은 `소리자바`였습니다. 이 업체는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발표나 자료를 기록으로 남기는 `인공지능 속기`를 개발 중입니다.

    인공지능 속기란 어떠한 빠른 말이라도 텍스트로 실시간 자동 입력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이 업체는 빅데이터를 통해 잘못 입력된 글자들은 문맥에 맞게 수정하는 기능을 갖췄고, 또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을 하더라도 최대 16명까지 발언자 별로 음성을 인식해 테스트로 만들어주는 다자발언 인식 기능을 개발했는데요.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인식해 각 나라 언어로 적어줄 뿐만 아니라 실시간 번역도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 2시간 말만 했는데 5만원…알바로는 `합격점`

    자. 그럼 부업을 할 차례입니다. 저희는 한국어로 된 회의 음성을 AI가 인식해 자동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고 자막을 생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어 회의 데이터`를 구축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보통 3~4명씩 그룹별 자유토론이 이뤄지거나 찬반토론이 이뤄지는데요. 지원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이트에 접속해서 경제, 사회. 정치, 의료, 문화. 생활, 세계 등 내가 원하는 토론 주제를 선택하면 됩니다. 역시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온라인으로 토론에 참여하면 되는 구조입니다.





    저는 정치와 연예를 주제로 선정했고 신청한 날짜에 맞춰서 접속해야 할 줌 사이트 주소가 업체로부터 전달됐습니다. 이후에는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토론을 진행하면 됩니다. 토론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콘텐츠를 보는 게 아니라 음성을 인식하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토론주제와 맞지 않는 얘기를 하시는 분도 간혹 있었습니다. 이렇게 2시간 동안 줌으로 한참을 떠들고 나니 5만원이라는 알바비를 받게 됐죠. 최저 시급이 만원이 안되는 시대에 무려 2만 5,000원을 번 겁니다.

    ● `데이터 노동` 수많은 사람이 똑똑한 AI 만든다

    AI를 만드는 데 노동력이 필요한 이유는 잘 정돈된 데이터가 AI 구현에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AI가 학습할 데이터가 많아질 수록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확률이 높아지죠. 예컨대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바둑 AI인 알파고를 학습시키는 데 수십만 건의 기보가 필요했다고 합니다. 특히 언어는 새로운 낱말이나 줄임말이 나타나는 등 계속해서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해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산업이 발전하는 한 일자리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공급만 늘어난 게 아니라 수요도 많았습니다. 지난해 9월 인크루트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 76.9%가 데이터 라벨링을 비롯한 `데이터 관련 부업`에 종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하죠. 타인과 접촉하지 않고 비대면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데이터 노동`으로 일손이 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도 일자리 극복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이 일자리를 장려하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숙련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자유 계약직이나 임시직이 많기 때문에 `질 낮은 일자리`라는 지적도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데이터 노동의 상당수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참여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부업들은 대부분 한두시간만 일해도 충분합니다. 또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도 있고요. 이렇게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전업이 있는 직장인을 포함해 누구든 도전하기 좋은 부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이지효였습니다."

    ▶ <월급이 모자라> `AI 음성녹음 편`의 더 자세한 내용은 26일 오후 6시에 유튜브에서 확인하세요. 클릭☞ https://youtu.be/zFn2-utFm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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