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이키는 연휴 대목에 팔 운동화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 코스트코는 키친타월 판매 수량 제한 조치를 재도입했다. 인조 크리스마스트리 가격은 예년보다 25% 이상 비싸졌다.
물류 배송이 지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바쁜 항구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롱비치항이 평일에도 몇 시간씩 문을 닫는 데다 일요일에는 아예 쉬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와 유럽의 주요 항구들이 24시간 내내 운영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독일 해운회사 하팍로이드의 북미지역 사장 우페 오스터가드는 WSJ에 "현재 이들 2개 항구의 업무 스케줄은 전체 수용능력의 60∼7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수입품의 4분의 1 이상을 통과시키는 `서부의 관문`인 LA항과 롱비치항에는 컨테이너 수만 개가 쌓여있고, 60척 이상의 화물선이 바다에서 줄지어 입항을 기다리고 있다. 선박이 항구에 정박할 때까지 대기 시간은 3주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미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해운회사, 항만, 트럭 운송, 창고, 철도, 소매업체 등 각 분야의 인력이 모두 모자란 탓에 물류대란이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나이키는 아시아 지역 공장들로부터 북미 지역으로 화물 컨테이너를 옮기는 데 약 80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의 2배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코스트코는 제품을 실어나를 트럭 또는 기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으면서 키친타월 외에 휴지와 생수 판매 수량까지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항만 적체 현상을 둘러싸고 물류망에 참여하는 각자가 서로를 비난하기 바쁘다고 WSJ은 전했다.
해운회사와 항만 관계자들은 트럭 기사들이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화물을 빨리 옮기지 못한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지만, 트럭 기사들은 화물터미널 혼잡 탓에 다음 약속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이 지연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해운회사들이 항구에서 빈 컨테이너를 빨리빨리 치우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제항만창고노동자조합(ILWU)은 앞으로 3교대 근무와 주말 근무에 나서겠다면서도 항구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부터 치울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들어 LA항에서 처리하는 컨테이너 양은 작년보다 30% 증가했으나, 화물트럭 운행은 단 8%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미 동부에서도 마찬가지다.
LA·롱비치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 규모인 뉴욕·뉴저지항에도 20척 이상의 화물선과 유조선이 항구에 들어가지 못해 롱아일랜드 앞바다에서 대기 중이라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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