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벼운 자동차 접촉사고에도 장기간 입원하는 일명 `나이롱 환자`를 근절하기 위해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에 나섰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23년부터 자동차 사고발생시 경상환자의 치료비에 대해서는 과실책임주의 원칙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실정도와 무관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해왔지만, 과실책임주의 원칙을 적용하면 경상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 부분은 본인보험으로 처리하게 된다.
다만 신속한 치료를 위해 기존처럼 치료비를 우선 전액지급 한 뒤 본인과실 부분을 환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상해 1~11등급을 제외한 경상환자가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기 위해선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는 사고발생시 진단서 등 입증자료 제출 없이도 기간의 제한없이 치료하고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4주까지는 진단서 없이 보장하더라도 4주가 넘어가면 진단서 상 진료기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다.
상급병실 입원료의 지급기준도 개선된다. 현행 자동차보험은 건강보험과 달리 병실 등급과 관계없이 입원료를 전액 지급한다. 하지만 최근 한의원의 상급병실 설치가 늘어나면서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 규모가 크게 증가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상급병실 입원료의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 등 가능한 대안을 분석, 검토해 진료수가 기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리적인 수준의 개선안을 만들어 내년 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첩약이나 약침 등 한방 진료 주요 항목의 현황을 분석하고, 진료수가 기준 개선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보험료 할인 요인도 확대된다. 현재 부부특약에 가입한 무사고 운전경력 배우자가 이혼이나 거주지 분리 등 부득이한 사정으로 보험이 분리됐을 경우 보험료 부담이 급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제도 개선에 따라 부부특약의 종피보험자로 등록된 배우자가 최초로 별도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무사고기간을 동일하게 인정해준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군복무자가 사망할 경우 병사급여가 아닌 일용근로자 급여를 기준으로 상실수익액을 계산하도록 개선하고, 고속도로 등에서 차량 낙하물로 인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피해자에게 보상하도록 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또한 자동차보험금에 대한 원가지수를 산출, 공표하고 운전자별 주행거리 정보를 보험사간 공유하도록 해 특약가입의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로 연 5,400억 원의 보험금이 누수되고 있다"며 "이번 제도 개선으로 인당 2~3만 원의 보험료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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