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장을 앞두고 수익성 극대화에 나섰던 카카오모빌리티가 관련 업계와 갈등에 결국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샙니다.
과거 타다 사태가 재현될 것인지, 아니면 타다와 다른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인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성장기업부 유오성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유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생안을 내놨음에도 택시와 대리업계가 이를 비판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우선 택시와 대리업계는 카카오가 내놓은 상생안에 앱 사용료와 수수료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자 상생안을 통해 스마트 호출 서비스를 폐지하고 프로 멤버십 이용료를 인하하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프로 멤버십 이용료 인하 부분이었습니다. 프로멤버십은 택시 기사들이 일정 금액을 내면 배차 콜을 우선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 인데요. 카카오가 월 9만9천 원이던 요금을 월 3만9천원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택시업계는 프로멤버십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택시 기사들은 멤버십 제도가 가입자와 비가입자 간 갈등을 유발하고, 또 이 같은 사태가 잠잠해지면 언제든 요금을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앵커>
그 동안 택시에 가려졌던 대리업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리업계도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은 상생안, 그 중에서도 0~20% 변동 수수료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기존 콜 대리업계의 경우 10~20%의 수수료를 책정해 대리기사를 소비자와 연결한 대가로 받아가는데,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생안이 제시한 0% 수수료가 대리업체 입장에서는 불편하다는 겁니다. 0%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대리기사들을 위주로 카카오 대리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이고, 이로 인해 독과점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과점이 심화될 경우 중소 대리업체들은 이를 버티지 못하고 고사하게 되고, 이는 곧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와 대리기사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대리기사들의 비판에 결국 추진하던 콜 대리업체 인수를 포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다 보니, 이 회사 상장에도 차질이 생겼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커지면서 카카오가 발표한 상생안이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의 몸집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상생안에는 택시와 대리 이외에도 꽃이나 간식배달 등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로 준비하고 있던 사업들도 철수하는 계획들이 담겼습니다. 실제로 꽃과 간식배달은 이미 철수를 한 상황이고요. 이러한 내용 대부분이 카카오모빌리티 사업 축소를 의미해 상장을 강행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할 우려가 커진 건데요. 당초 시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 기업 가치로 6~7조 원 수준을 전망했지만 이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달 예정했던 주관사 선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고, 이에 따라 상장 시점은 내년 하반기나 늦으면 2023년으로 밀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이지만 네이버를 향한 비난은 적은 것 같습니다. 어떤 점이 다른 겁니까?
<기자>
네이버는 이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이유로 몇 차례 홍역을 치르면서 시장과 정부, 정치권 등 여러 참여자들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업을 전개해 왔습니다. 특히 2013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관련 사업을 줄줄이 철수한 바 있죠. 이 당시 네이버는 맛집정보 서비스, 여행정보 서비스, 네이버 쿠폰 같은 알짜사업들을 중단하고, 미래 성장 동력으로 여겨지던 오픈마켓에도 손을 떼는 등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취한 바 있습니다. 대신 내놓은 서비스가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스마트스토어 입니다. 스마트스토어는 중소상공인들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편리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점수수료가 없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당시에는 수익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지만 이 덕에 네이버쇼핑이 국내 1위 사업자로 도약하게 만든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소상공인과 창작자의 동반 성장을 위한 `프로젝트 꽃` 같은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현재 45만명의 온라인 창업자가 네이버 플랫폼을 이용하게 만드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비추어보면 카카오도 결국은 당장은 사업을 접는 등 피해를 입을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이들과 상생모델을 개발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 말씀드린 것처럼 속도의 차이인 거고요. 지금 어쨌든 네이버는 좀 시장이라든지 정부라든지 여러 가지 참여자들의 상황을 조금 더 보면서 전개를 하고 있는 거였고, 일단 네이버 카카오 같은 경우에서는 일단 시장이 만들어지고 나면 그 뒤에 좀 규제라든지 사업들이 차차 따라올 것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유 기자 고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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