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5%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가계대출 조이기`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른바 `영끌`, `빚투` 등 대출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다음 주 적용할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031∼4.67% 수준이다. 지난 15일 공개된 9월 기준 신규 코픽스(1.16%)를 반영한 결과다. 이는 8월 말(2.62∼4.19%)과 비교해 불과 한 달 보름 사이 하단과 상단이 각 0.411%포인트, 0.4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변동금리가 아닌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같은 기간 연 2.92∼4.42%에서 3.14∼4.95%로 상승했다. 특히 최고 금리가 0.53%포인트나 뛰어 거의 5%에 달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18∼4.43%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된다. 8월 말(3.02∼4.17%)보다 하단이 0.16%포인트, 상단이 0.26%포인트 높아졌다.
8월 말 이후 한 달 반 새 주요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통틀어 2%대 금리는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이 시장금리 등 조달비용을 반영한 지표금리도 뛰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경우 지표금리로 주로 코픽스를 활용한다. 9월 기준 신규 코픽스(1.16%)는 8월(1.02%)보다 한 달 새 0.14%포인트나 올랐다. 이런 상승 폭은 2017년 12월(0.15%포인트)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다음 주부터 적용될 9월 신규 코픽스(1.16%)는 8월 말 당시 적용된 신규 코픽스(7월 기준 0.95%)와 비교하면 0.2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신용대출 금리는 주로 금융채 금리를 지표(기준)로 삼는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8월 말 1.891%에서 이달 15일 현재 2.342%로 한 달 반 새 0.451%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8월 말 이후 약 0.5%포인트 뛰었지만, 코픽스는 같은 기간 0.21%포인트 올랐다. 나머지 상승분은 은행이 지표금리에 자체 판단으로 더하는 가산금리를 더 올리거나 거래실적 등을 반영해 깎아주는 우대금리를 줄인 탓이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등을 우려하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라`고 강하게 압박한 결과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3∼16일, 불과 약 열흘 사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깎아 실제 적용 금리를 0.3%포인트나 올렸다.
향후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저희(한은)가 보는 경제 예상에 따르면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다음 달 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8월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3개월 만에 기준금리가 0.5%에서 1.0%로 0.5%포인트 뛰는 셈으로, 이에 반응해 시장금리 상승 폭도 11월 금통위 회의 전후로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각 0.25%포인트, 0.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각 2조9천억원, 5조8천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작년 말 271만원에서 기준금리 오름폭에 따라 각 286만원, 301만원으로 15만원, 30만원씩 불어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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