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탄소 중립`(net zero. 넷 제로)전략의 일환으로 신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 대변인은 "우리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수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향후 수년 내에 최소 한 건의 대규모 원자력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크와시 쿠르탱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초 원전 신규 투자 계획이 담긴 탄소 중립 전략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며, 보리스 존슨 총리가 22일 해당 보고서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영국의 넷 제로 전략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흡수량을 늘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존슨 총리는 이달 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정에너지 생산을 통해 203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78%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2일 점진적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자력 발전 연구개발에 10억 유로(약 1조4천억 원)를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긴 `프랑스 2030`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030년 이전에 핵 폐기물 관리를 개선하고 `소형 모듈화 원자로`(SMR)를 개발하는 것을 첫번째 목표로 꼽았다.
차세대 원전인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시켜 300㎿ 이하 출력을 내는 소형 원전이다.
`전통적` 에너지원인 원자력에 영국과 프랑스가 눈을 돌리는 것은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가 안보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럽에서 난방·발전용으로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반을 쥔 러시아는 이를 고리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유럽에 대한 공급량을 제한해 에너지를 `무기화`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를 경유하지 않고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노르드 스트림-2` 천연가스관 개설 승인을 받기 위해 유럽을 압박할 목적으로 공급량을 일부러 줄였다는 것이다.
또 태양광, 풍력 등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아직 화석 에너지보다 높은 데다 기대만큼 발전량이 빠르게 높아지지 않다는 점도 원자력이 다시 조명받는 배경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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