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승소한 삼성·한화생명…약관 효력은 '논란'

<앵커>
현재 대형 보험사들은 1조 원에 달하는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놓고 가입자들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시연금상품에서 공제하는 사업비를 보험사들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인데, 법원이 처음으로 보험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험사들의 패소가 이어지고 있던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처음으로 승소했습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목돈을 맡긴 뒤 연금형태로 매달 보험금을 받는 상품으로,

지난 2017년 가입자들은 즉시연금에서 공제되는 책임준비금에 대한 약관 설명이나 안내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약관에 `공제액이 차감된다`는 내용을 담은 NH농협생명을 제외하고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등은 모두 패소했습니다.

이들 보험사는 약관이 아니더라도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산출방법서`를 통해 공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며 모두 항소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 개인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대상으로 낸 즉시연금 소송에서 법원이 보험사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약관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산출방법서`에 담긴 계산법만으로도 연금 수령액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입니다.

이번 판결은 앞으로 남은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 : 사실 보험금을 산출하는 방식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는 어렵거든요. 약관에 일일이 내용을 넣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이번 소송에서는 산출방법서를 약관으로 봐야 한다고 인정한 사례이기 때문에, 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고요. ]

현재 삼성생명은 같은 내용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소송이 3~4건 가량 남아있고, 이전 패소한 보험사들 역시 항소를 제기한 상황.

다만 이번 판결로 약관 효력에 대한 논란이 업계 전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가입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 산출방법서는 보험사에서 주요 문서로 간주해서 보여주지도, 알려주지도 않는 내용인데 거기 있다는 이유만으로 설명의무를 다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앞으로 남은 소송) 대세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