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후 컨설팅업체 CEO로 변신
제프 베이조스가 과거 아마존 채용의 최종면접에서 뽑은 직원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CNBC는 2일(현지시간) 2002년 채용된 전 아마존 직원 앤 하이엇(Ann Hiatt)을 인터뷰해 당시의 채용 과정을 전했다.
하이엇은 “항상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고용됐는지 궁금해한다”며 “특히 베이조스가 최종면접 당시 그 자리에서 합격을 외쳐 더 큰 관심을 받는다”고 전했다.
그녀는 아마존에 취업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위치한 워싱턴주의 레드몬드에서 자란 그는 자신의 부모님을 비롯해 친구의 부모님들 대부분이 빅테크 기업에서 근무했다. 그는 소득은 보장됐지만 삶이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술 쪽 일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주위 친구들이 하나 둘 기술업계로 취업을 해나가자 그녀 또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하이엇은 큰 기대 없이 아마존에 이력서를 제출했다. 당시 회사에 연고도, 컴퓨터공학 학위도, 관련 부서 근무 경험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런 그녀에게 면접의 기회가 찾아왔다. 하이엇은 회사의 모든 책임자들과 쉼 없이 면접을 진행했고, 어떤 인터뷰는 하루 종일 지속됐다며 당시의 압박감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하이엇은 그중에서도 암실에서 이뤄진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암호로 가득 찬 모니터의 불빛과 야광등 하나만 켜진 어두운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부모님을 비롯해 기술자들의 근무 환경에 익숙했던 그는 어둠 속에서도 막힘없이 질문에 답했다. 하이엇은 면접을 마치기 전, 기술자들이 일하는 환경에 익숙하다며 이를 자신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하이엇은 최종면접에서 당시 아마존의 CEO였던 제프 베이조스와 단 둘이 면접을 진행하게 됐다. 베이조스는 그에게 두 가지 질문만 할 것이라며, 첫 번째 질문은 어렵지만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는 "시애틀의 유리창 수를 추산해보시오"라는 질문을 화이트보드에 써내려갔다.
하이엇은 먼저 시애틀의 인구를 백만 명으로 설정했다. 계산상 편리함을 위해 임의로 잡은 숫자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백만 명에게는 집, 교통수단, 그리고 그들이 다니는 사무실 또는 학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 모든 것에는 창문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그 평균에 근거해 창문의 수를 추정하자고 베이조스에 제안했다.
1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하이엇은 변수 등을 고려한 시나리오를 펼치며 베이조스와 화이트보드를 수식으로 채워나갔다. 베이조스는 최종 견적 수치에 동그라미를 치며 "이게 맞는 것 같네요"고 말했다.
두 번째 질문은 "당신의 직업 목표는 무엇입니까?"였다.
하이엇은 “아마존은 야심차고 열정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회사라는 것이 대내외적으로 증명됐다”며 “그들처럼 되고 싶고 그들의 지식을 배우고 싶다”며 아마존 직원들의 천문학적인 학습량에 본인도 발맞출 것이며, 회사의 성장에 함께 하고 싶다고 답했다.
답변이 끝날 무렵, 베이조스는 직원을 그 자리에서 고용했다. 하이엇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 나 또한 회사에 대한 열정을 느낄 정도로 면접의 열기가 뜨거웠다"며 "‘나이는 어리지만 성공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고 전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이후 직원은 베이조스의 책상과 불과 3피트 떨어진 책상에서 일하게 됐다. 회사에서 베이조스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일하며 업무를 시작하게 된 셈이었다.
그녀는 아마존을 시작으로 빅테크에서 15년의 경력을 쌓았다. 실리콘 벨리의 베테랑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릴 때 즈음, 컨설팅 회사를 차려 이제는 CEO로 자리잡았다.
(사진=로이터 통신, 앤하이엇 컨설팅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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