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재활치료 필요하지만…100명 중 6명 '불과'

김수진 기자

입력 2021-11-03 16:43  



국내 진행성 암환자 중 6.4%만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양은주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 연구다.

진행성 암은 수술로 암 조직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주변의 다른 장기나 조직으로 전이돼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다.

환자들은 수술이 어렵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으며 생활하는데, 암 투병 과정에서 보행능력을 비롯한 여러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만성적인 통증, 피로 등 증상을 경험하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진행성 암환자가 항암치료에 재활치료를 함께 받으면 피로, 통증, 손발 저림, 근력 악화, 우울감 등 다양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재활치료 개념이 비교적 활발해 재활치료가 필요한 진행성 암환자의 21%가 치료를 받는다는 보고가 있으며, 일본은 2010년부터 암환자에 대한 재활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하고 의료수가를 신설하고 있다.

양은주 교수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중앙암등록자료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에 연계된 진행성 암 신규환자 96만여 명을 분석, 이 중 단 6.4%인 6만 명만이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단, 뇌종양이나 골육종의 경우 전체 평균을 크게 상회해 약 28%의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았다고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질환은 다른 암종과 달리 재활치료에 대한 의료보험 수가 기준이 마련돼 있어 비교적 접근성이 높다"며 "재활치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가 기준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행성 암의 경우 증상에 따라 접근을 달리할 필요가 있지만, 한국은 질환마다 정해진 증상에 대해서 재활치료를 실시하는 ‘질환명 중심’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어 적절한 재활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정승현 국립암센터 교수는 "진행성 암환자에 대한 재활의료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의료 체계의 변화, 수가 기준 확립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국가 암관리 종합 계획에서 암 재활치료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은주 교수는 "진행성 암환자의 생존율과 암 치료 후 생존 기간이 점차 늘어나는 만큼,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더 나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성 암환자들을 위한 재활치료가 더욱 발전하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 의학저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2021년 11월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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