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으로 각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가 추진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 연장준비제도(fed, 연준)의 테이퍼핑이 예상됐던 만큼 당장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금융시장에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시장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이 줄어들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을 반영하듯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자금 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 자금이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역머니무브가 일어나는 것이다.
개인의 하루 주식 거래대금은 16조원을 밑돌아 넉 달째 줄고 있으나 간접투자 상품인 주식형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금리가 들썩하면서 채권형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최근 한 달 새 24조4천억원이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위험 관리 차원의 방어적이고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시행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코스피의 상대적인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 긴축 국면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경기 불확실성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통화 정책 정상화로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주식 투자 관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을 증시 흐름을 가를 중대 변수로 꼽았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확산하고 있다.
이들 자산 중에서도 내년에 각국의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채권의 매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방어적인 성격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며 이자나 배당 임대료 등 정기적 수입을 창출하는 인컴형 상품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했다.
배당주나 물가 오름세로 임대료 상승이 기대되는 미국 리츠, 투자등급 회사채도 양호한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은 유망한 투자처로 인플레이션 방어력이 높고, 성장성이 있는 자산이나 물가연동채권 등을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관점에서 단기적으로 원자재 등 실물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 투자하기 좋은 국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렸다.
삼성증권은 선진국에선 미국보다 유럽 시장이, 신흥시장에선 가격 이점이 있는 동아시아 시장이 각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달러화 강세 등을 고려하면 미국 증시 선호도가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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