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25일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이 총재가 또 다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를 드러냈다.
이주열 총재는 11일 서울 중국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이번 회복기는 과거에 본 적 없는 공급병목이 나타나면서 생산활동이 제약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확대된 점이 특징”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부터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10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 총재는 “선진국의 빠른 백신보급과 전례 없는 정책지원으로 재화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회복되는 데 반해 일부의 생산·물류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확산됨에 따라 공급부족 현상이 초래됐다”며 “이런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글로벌 공급병목의 영향과 함께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수요측 물가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의 방역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10월 중순 이후 카드지출액이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늘면서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경제 전반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최대 리스크(위험)로 꼽았다.
그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적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디지털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과 같은 구조적인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고, 이는 기업활동뿐 아니라 소비패턴, 노동시장 등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내년은 우리 경제가 새로운 균형으로 이행해 가는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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