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외 전방위로 확보한 요소수 보따리를 풀고 있지만, 아직도 불안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습니다.
당장 오늘(12일)부터 유류세가 인하되며 기름 수요가 늘었는데, 이를 운반할 유조차에 들어가는 요소수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방서후 기잡니다.
<기자>
유조차 기사 H씨는 유류세가 내리자 걱정부터 듭니다.
기름 수요가 늘면서 주유소로부터 주문도 늘었지만, 늘어난 운행 거리만큼 차량을 굴리기엔 요소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H씨 / 유조차 기사 : 저희는 이거(요소수) 한 달에 20개 정도 넣습니다. 당장 한 두 개라도 구하기 위해, 제가 주로 운행하는 곳이 경기도 시흥 쪽인데 천안까지도 가보고, 하다 못해 지방에 계신 저희 부모님한테도 여쭤봤습니다.]
통상 25톤 유조차가 한 달에 요소수 200리터를 쓰니까, 10리터 짜리 한 통으론 하루를 겨우 버티는 셈입니다.
어렵게 요소수를 구해도 문젭니다. 한 번 오른 가격은 쉽게 원상복귀되지 않고,
[B씨 / 유조차 기사 : (구하기) 힘들죠. 구해도 가격이 비싸서 감당이 안 됩니다. (비싼 곳은) 한 통에 4만원, 한 달에 20개씩 80만원 넘게 들어가는데, 그럼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겠죠.]
조금이라도 싼 요소수가 있다고 소문난 주유소는 차량들이 줄 서기 무섭게 품절을 알립니다.
일선 주유소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집니다. 정부의 조치로 요소수를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됐지만, 정작 그들도 가진 게 없습니다.
군 비축 물량을 공급받은 항만 인근 주유소를 제외하면 이전처럼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에서 요소수를 사 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주유소 관계자 : 벌크형 요소수는 조금 공급이 되나봐요. 그것 말고는 똑같아요. 발표 나오고 해도 아직까지는 발표 전과 똑같은 상황이라서... (요소수가) 들어온다고 해도 다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국내 규격이 있는데 그 인증 절차를 밟아야 돼요. 인증 받는 곳이 몇 군데 안 돼요. 절차를 거쳐야지만 판매·유통될 수 있는 거니까요.]
요소수를 구하지 못 했거나, 높은 비용 부담으로 장거리 운행을 피하는 유조차가 늘어날 경우 각종 연료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입니다.
휘발유 경유 할 것 없이 주유소에 기름이 바닥나면 물류대란은 물론, 국민들의 발도 묶일 수 있습니다.
[H씨 / 유조차 기사 : 저희한텐 지금 당장도 힘들지만 앞으로가 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실정입니다.]
[B씨 / 유조차 기사 : (가격이 안정되지 않으면) 올해 말이 지나면 (유조차들이) 운행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계속 이런 사태가 반복될 수 있어요.]
유례없는 기름 대란을 막기 위해, 유조차 기사들은 오늘도 요소수를 찾아 헤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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