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靑 청원까지 등장한 '치솟는 대출금리'…은행 폭리탓?

입력 2021-11-12 17:16   수정 2021-11-12 17:16

    은행 가산금리 폭리 청와대 청원 등장
    은행 가산금리 올리고 우대금리 낮추고
    "대출 총량 규제 위해 타 은행으로 유도 목적"
    피해는 실수요자 몫
    <앵커>
    은행의 대출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치경제부 문성필 기자와 함께 치솟는 대출금리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문 기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와 관련된 청원까지 등장했죠.

    <기자>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은행들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달라는 청원`이 등장했습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이유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죠.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자 이를 무기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낮추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오늘(12일) 오전에 참여 인원을 확인했을 때 1만3천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실제 대출금리가 얼마나 올랐습니까.

    <기자>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일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97~5.38%입니다.
    8월 말(2.92~4.42%)과 비교하면 두달 만에 1% 포인트 가까이(0.96%포인트) 금리가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0.62%포인트)과 신용대출(0.51%포인트) 금리 역시 최소 0.5%포인트 이상 큰폭으로 올랐습니다.

    만약 단순 계산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로 2억 원을 빌렸다고 가정하면 두달 전보다 연 이자가 200만 원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884만 원 → 1,076만원)

    <앵커>
    최근 이렇게 급격하게 대출 금리가 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가장 큰 원인은 기준금리 인상과 기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10월 말(2.656%) 기준 지난 8월 말(1.891%)보다 0.76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8월말:1.891% → 10월말: 2.656%)
    같은 기간 신용대출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도 0.49%포인트 올랐습니다. (8월말:1.253% → 10월말: 1.743%)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인 신규 코픽스도 0.21%포인트 올랐습니다. (8월말:0.95% → 10월말: 1.16%)

    <앵커>
    각종 지표금리 상승폭보다 대출금리 상승폭이 큰데요.
    은행들이 과도하게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이야기하신 것처럼 최근 2개월 새 지표금리 상승폭은 0.7%포인트 정도인데
    대출금리는 1%포인트 가까이 올랐습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형태로 결정됩니다. (대출금리 = 기준금리 + 가산금리 - 우대금리)
    은행들이 대부분 소비자에게 불리한 가산금리는 많이 올리고, 유리한 우대금리는 많이 낮춘 셈입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산·우대 금리 변화를 살펴봤는데요.
    상대적으로 다른 은행보다 대출 총량에 여유가 있는 신한은행을 제외하면 나머지 은행들은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은행들도 할말은 있습니다.
    정부가 대출총량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대출 총량에 여유가 없는 은행은 다른 은행으로 고객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당초 규제 의도와는 다르게 서민 부담이 커지고 은행 이익은 늘어나는 이른바 `규제의 역설`인 셈입니다.

    <앵커>
    하지만 은행들이 대출금리에 비해 수신금리는 너무 조금 올린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이건 은행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와의 차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합니다.
    예대마진이 클수록 은행들 수익이 늘어나는데요.
    이 예대마진이 약 11년 만에 최대치로 벌어졌습니다.(2010년 10월 이후)

    지난 8월 국내 은행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포인트나 됩니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대인데 예적금 이자는 1%대에 불과합니다.

    이렇다보니 4대 금융그룹의 3분기까지 누적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최대 15% 가량 늘었습니다.
    앵커가 이야기하신 것처럼 은행들이 과도하게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섭니다.

    <앵커>
    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내야하는 대출 이자는 늘고, 받는 이자는 줄어들고.
    내년에는 이와 같은 부작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요.

    <기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6%대였습니다.
    내년에는 4%대가 유력합니다.
    내년이 올해보다 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는 셈입니다.
    시장에서는 극단적으로 내년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대출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당연히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 KDI도 "내년 목표치가 최근 실제 증가율에 비해 크게 낮고, 총량 규제 시행을 사전에 충분히 소통하지 않아 일부 수요자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
    여기에 이번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됐고, 내년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큽니다.
    당연히 대출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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