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가 고공행진…바이든, 불법행위 조사요청

입력 2021-11-18 07:5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유가잡기에 칼을 빼 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기업들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감시하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정유회사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회사의 `반소비자` 행태가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FTC는 대통령의 지휘권에서 분리된 독립행정기관으로,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유사하게 독과점과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조사권한을 갖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리나 칸 FT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정유제품의 공장 가격 하락에도 휘발유 소비자가격 상승은 계속되고 있다"며 "위원회는 기름가격 상승에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볼 권한을 갖고 있다. 즉각 행동에 나서리라 믿는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기준 비정제유의 가격은 5% 하락한 반면 휘발유 소비자가는 3% 올랐다며,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큰 차이라고 비판했다.
FTC 대변인은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잇단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물가 상승과 공급망 마비 사태까지 겹치며 지지율이 계속 하락해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고 있고, 민주당 내부에선 내년 중간선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특히 기름값 잡기에 나선 배경에는 유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가 유난히 크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의식적으로 넘기기 쉬운 일반 소비재 가격과 달리 휘발유 가격은 주유소마다 크게 공지해 눈에 쉽게 띄는 데다, 장거리 주행이 많은 미국인에게 체감지수가 한층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일수록 외곽에 거주, 기름값에 민감하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이 서둘러 행동에 나서게 한 이유로 분석된다.
이날 기준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3.41달러로 1년 전(평균 2.12달러)과 60% 넘게 뛰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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