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가 지난달 27일 단독 보도해드린 `코스닥 재편`과 관련해 한국거래소가 공개적으로 업계 의견을 들으며 코스닥 구조 개선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습니다.
한마디로 거래소는 미국 나스닥과 같이 우량 혁신 기업만을 포함한 세그먼트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의 변화 방향성은 좋지만 신뢰도 제고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문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구조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5%(70~80곳)만으로 구성된 별도의 세그먼트를 신설하겠다는 겁니다.
[김학균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 내년 중에 (해당 세그먼트를) 도입해볼까 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선별 기준은 시장평가, 그리고 영업실적, 내부통제, 지배구조 등 이런 부분들을 다각도로 볼 계획입니다.]
거래소는 미국 나스닥의 글로벌 셀렉트 마켓과 같이 이번 재편으로 코스닥 전체의 신뢰도와 관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동안 코스닥은 미공개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등의 불공정거래로 인해 시장에서 낮은 평판을 유지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 112건 가운데 89건이 코스닥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4배 이상으로 확인됐습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코스닥의 브랜드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시장 전체의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을 드러냈습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 세그먼트 도입이라는 게 새로운 줄을 하나, 경계선을 긋는다고 해서 그 자체만으로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투자자를 유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칫하면 일회성 마케팅 이벤트에 그칠 수 있습니다.]
코스닥으로의 우량 상장기업 유치와 시장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에 더해 70여개의 일부 기업들만 혜택을 받고 그 외 1,400여곳의 기업들은 소외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김도현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일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경우에는 이것이 두 개로 나눠져서 1부 리그, 2부 리그로 보이지 않겠는가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는데…상장 기준, 혹은 상장 폐지 기준에서 디테일에서 문제가 있으면 좋은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부터 광범위한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래소는 관련 지수와 상품을 개발해 ‘지속성’을 강화하고, 세그먼트의 편입·편출 기준을 까다롭게 구성해 ‘소외감’은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코스닥 상장기업과 IB 등 시장 참여자는 물론, 금융당국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과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한국경제TV 문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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