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비디오게임 등에 수요가 몰리자 월가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호실적을 거뒀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보도자료를 통해 3분기(8∼10월) 매출이 71억 달러(약 8조3천900억원), 순이익은 24억6천만 달러(약 2조9천억원)라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인 매출 68억 달러, 순이익 22억7천만 달러를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이중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엔비디아의 주력 상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는 당초 비디오게임에 주로 쓰이다가 최근 인공지능(AI) 연산, 가상화폐 채굴,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차 등으로 영역을 크게 넓혔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면서 비디오게임, 데이터센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비디오게임 관련 매출은 42%,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55% 각각 급증했다.
이번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글로벌 반도체 대란으로 자동차, 게임 등 각 분야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거둔 것이다.
크레스 CFO는 반도체 공급난이 자동차 제조업체에 영향을 미친 탓에 엔비디아 역시 관련 매출이 2분기보다 11% 감소했다면서도 자율주행 프로그램 수요가 늘어 전년 동기보다는 8% 증가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에 약 74억 달러(약 8조7천4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편 WSJ는 엔비디아가 차세대 투자 분야로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점찍으며 더 큰 성공을 기대 중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메타버스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가까운 시일에 메타버스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양 부문에서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메타버스 분야의 성장은 자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까지 봤던 가장 큰 그래픽 수요가 생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천292억 달러(약 859조원)로 세계 8위다. 반도체 기업 중에서는 TSMC(6천175억 달러·세계 10위), 삼성전자(4천25억 달러·세계 19위) 등을 제치고 시총 1위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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