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연료' LPG, 7년만에 최고…유류세 인하 무색

입력 2021-12-05 07:55   수정 2021-12-05 08:02


국제유가 상승과 난방 연료 수요가 집중된 동절기 진입 영향으로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한 달 만에 유류세 인하분을 뛰어넘으면서 2014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PG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은 LPG 공급가격을 지난달 ㎏당 165원 인상한 데 이어 이달 88원 추가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가정·상업용 프로판 공급 가격은 ㎏당 1397.8~1399.4원, 산업용은 1404.4~1405.9원으로 인상됐다. 차량용 연료로 사용되는 부탄은 1720.4~1721.4원 수준이다.

지난달 12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국내 LPG 가격은 ㎏당 69.6원 내렸는데 한 달 만에 다시 88원 더 오르면서 약 보름 만에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국내 LPG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오름세를 보여왔다. 이달 프로판 공급 가격은 지난해 5월(692.8~699.4원) 대비 2배로 올랐고, 부탄 공급 가격은 약 58.6% 올랐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LPG 평균 판매가격은 2014년 상반기 이후 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LPG 수입업체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정한 국제 LPG 계약가격(CP·Contract Price)을 기반으로 환율과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매월 공급 가격을 정한다. 중동 지역에서 LPG 제품을 수입해오는데 소요되는 운송 시간(약 20일)을 고려해 전월 국제 LPG 가격 기준으로 이달 국내 공급가격이 결정된다.

국제 LPG 계약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세와 함께 지난해 4월부터 꾸준히 올랐다. 국제 LPG 제품 가격은 지난해 4월 t(톤)당 프로판 230달러, 부탄 240달러에서 지난달 기준 프로판 870달러, 부탄 83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LPG 가격 역시 2014년 상반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난방 연료 수요가 집중된 동절기 진입과 전 세계 최대 LPG 소비국인 중국의 에너지 수급 불안정 상황이 최근의 국내 LPG 가격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LPG 가격은 다음 달에는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람코는 최근 국내 LPG 수입사인 SK가스, E1 등에 12월 프로판, 부탄 계약 가격을 각각 8.6%, 9.6% 인하한 t당 795달러, 750달러로 통보했다. 국제 LPG 계약 가격 인하는 올해 5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난방수요 증가 등 인상 요인이 남아 있지만, 국제가격 인하로 1월에는 국내 LPG 공급가격이 동결되거나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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