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옵션 도입 '초읽기'…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신호탄

입력 2021-12-09 17:12   수정 2021-12-09 17:18

    <앵커>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퇴직연금 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디폴트옵션이 오늘 국회 본회를 통과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증권부 정희형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먼저 `디폴트옵션`이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네, 퇴직연금은 DB와 DC로 나눠지는데요, 이중 디폴트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자기 퇴직연금 운용방법을 고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미리 정해진 방식에 따라 운용되게 하는 제도입니다.

    조금전 오후 2시부터 시작된 국회 본회의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상정돼 통과됐습니다.

    이미 지난 19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적이 있지만 다른 법안들에 밀려 소위조차 통과되지 못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째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올해 제도 개선에 대한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되며 이번에 통과됐습니다.

    오늘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행령 마련등 절차를 거쳐 내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현재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하다는데, 어느 정도 인가요?

    <기자>
    지난해 말 기준으로 DC형퇴직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3.47%였는데요.

    우리 국민들의 대표적이 노후 대비수단인 국민연금이 같은 기간 동안 9.7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수익률이 이렇게 저조하게 나타나는 이유로는 투자자들이 별도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서 DC형 퇴직연금의 상당부분이 예·적금과 같은 원리금보장형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인데요.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DC형 퇴직연금의 83%가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원리금보장형에 방치돼있는 퇴직연금에 미리 지정된 운용방식을 자동으로 적용해 수익률을 끌어 올리겠다는 것인데,

    미리 지정된 운용방식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건가요?

    네,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요, 원리금이 보장되는 유형, 목표시점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유형, 단기금융상품 등이 있고요.

    법안 통과 이후 대통령령으로 추가 지정되는 운용방식들이 더 추가될 예정입니다.

    <앵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눈에 띄네요.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가 대부분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돼고 있어서 인데. 왜 포함돼 있는 건가요?

    <기자>
    당초, 금융투자업계와 여당은 원리금 보장형을 포함할 경우 디폴트옵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과 은행 보험업계는 선택권을 위해 원리금보장형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서로 맞섰는데요.

    법안을 심사하는 환경노동위에서 여야가 수년째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던 터라 우선 제도부터 먼저 도입시키자는 취지에서 원금보장형 상품을 포함시키기로 합의하며 현재의 법안이 만들어 졌습니다.

    사업자가 운용방식을 선정할 때 앞서 언급했던 유형들 가운데 하나 이상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있어 원리금보장형으로만 쏠릴 것이란 우려는 줄어들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수익률을 개선시켜줄 상품으로는 어떤 것들이 꼽히나요?

    <기자>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TDF(타겟데이트펀드)가 꼽힙니다.

    앞서 언급된 운용방식 가운데 목표시점에 따른 자산배분 유형이 바로 TDF의 특징이기 때문인데요.

    은퇴 예상시점을 타겟데이트, 그러니까 목표시점으로 잡고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운용사가 알아서 조절해주는 상품이라는 겁니다.

    실제 운용 성과 역시 최근 1년새 9.24%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기간을 2년, 3년까지 넓히더라도 20%, 30%대의 수익률을 보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디폴트옵션이 아직 도입되지 않았음에도 TDF를 통한 노후대비 수요는 폭발적이었는데요.

    TDF로 매달 꾸준히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며 올해에만 유입된 투자금이 3조3천억원에 달합니다.

    디폴트옵션이 도입된 이후에는 더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자산운용사들간 치열한 고객유치 경쟁 예상됩니다.

    업계의 경쟁은 가열되겠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증권부 정희형 기자였습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  기자

     hh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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