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공언했던 ‘반값 아파트’가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습니다.
특히 대상지로 거론된 강남구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대해서는 지자체는 소송을 검토하고 있고 전문가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임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3만1,500 제곱미터 규모의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
지난달 취임한 김헌동 SH 사장이 후보 시절 거론한 대표적인 반값 아파트 대상지입니다.
반값 아파트란 공공 소유의 땅에 건물만 분양하기 때문에 시세의 절반 이하로 공급할 수 있는 토지임대부 주택입니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을 강남 노른자 땅에 짓겠다는 건데 인근 주민들은 물론 구청장까지 나서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순균 / 강남구청장: 이미 법률 사무소에 자문을 의뢰해 놓고 있습니다. 정부와 서울시의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에 대해서 강남구는 법적 소송을 포함한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강남구는 SH가 당초 계획대로 상업 중심지로 개발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중장기적으로 도시경쟁력 측면에서 공공주택 보다는 상업 시설이나 기업 등을 유치하는게 맞다고 지적합니다.
[이창무 /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서울 대도시권의 가장 중심에 있는 토지 이용을 합리적으로 한다고는 볼 수 없죠. 대안적으로 훨씬 더 생산성이 높은, 고용을 증진시킬 수 있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데...]
다른 후보지들 역시 해당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반값아파트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서울혁신파크 부지가 거론되자 도시 기능을 외면한 채 주택 공급에만 급급한 잘못된 발상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실현 가능한 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공급 물량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권대중 /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토지 확보가 어렵고요. 수요자가 과연 원하는 주택 형태인가를 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전 소유권 주택을 원하지 불완전 소유권 주택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서민 주택공급 확대라는 취지의 반값아파트.
시작부터 발목이 잡힌 형국이라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임동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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