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8만 전자를 넘어 9만 전자도 기대해 볼 수 있겠습니다.
겨울인 줄 알았던 반도체 업황이 벌써 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산업부 방서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방 기자, 한동안 시장을 괴롭혔던 반도체 겨울론은 기우였나요?
<기자>
기우라기 보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주가가 떨어진 반도체 업체들이 앞으로의 대비를 잘 해놨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D램 현물 가격 추이를 들 수 있습니다. 현물 가격은 주로 IT 업체나 PC 부품 도소매 업체들이 수요 업체와 반도체를 거래할 때 책정하는 가격인데요.
기업간 대량 거래 가격인 `고정 거래` 가격보다 실시간으로 시황을 먼저 반영하는 특성이 있어 현물 가격이 하락하면 고정 거래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이 D램 가격이 최근 반등하면서 바닥을 다지고 있는데요.
반도체 업체들이 민첩하게 D램 재고 관리에 나섰고, 생산을 늘린 만큼 수요도 증가하면서 우려했던 공급 과잉 사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내년 D램 수요는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를 중심으로 올해보다 20%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노근창 / 현대차증권 리서치증권센터장: 비대면 수요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이 되었고, 메타버스 같은 경우 시간이 갈수록 수요는 확대될 것이고, 새로운 기술들이 삶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핵심이 되는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플랫폼 기업, 솔루션 기업,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방향성은 긍정적입니다.]
<앵커>
우리 업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죠?
<기자>
메모리 반도체 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니까 당연히 수혜를 입겠죠.
일단 그 문제의 모건스탠리가 4개월 만에 입장을 바꾸면서 내년 반도체 시장이 7.7% 성장할 것으로 봤는데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두 회사가 장악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8% 늘어난 1,732억 달러로 예상됩니다.
실적 전망 또한 긍정적인데요.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64% 이상(9조7,700억원)이 반도체 사업부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는 분기 최대 D램 출하량을 기록했던 지난 3분기 반도체 사업부가 올린 영업이익(10조원)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내년 연간 매출도 올해보다 18% 증가할 전망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5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전망대로라면 하이닉스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한 올해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최고 매출을 기록하는 셈입니다.
<앵커>
그래도 반도체라는 게 워낙 수급을 타지 않습니까?
게다가 우리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비메모리 보다는 메모리 반도체에 강하잖아요. 앞으로 대비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기자>
반도체 수요는 여전하지만, 업체들은 공급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로 전략을 펴 실적 성장을 이끌 전망입니다.
우선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외에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 점유율을 늘려 독보적 1위가 되겠다는 목표입니다.
내년 파운드리 주요 고객사(퀄컴, 엔비디아, IBM 등) 매출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삼성전자는 오는 2023년까지 2년치 물량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비메모리 부문의 사상 최대 실적이 점쳐집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들어보겠습니다.
[노근창 / 현대차증권 리서치증권센터장: 작년에 삼성 파운드리 매출이 120억 달러였고, 올해는 144억 달러 예상하고 있고요. 내년엔 200억 달러까지 봅니다. 그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있고요.]
<앵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미국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최종 승인했습니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인수에 필요한 경쟁당국 심사를 모두 마쳤는데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닉스의 영향력, 어디까지 올라갈 거라 보십니까?
<기자>
이제 사실상 막바지 절차만 남았는데요.
SK하이닉스가 인텔에 계약대금 90억 달러 중 70억 달러를 1차로 지급해 인텔로부터 SSD 사업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이전받고요.
오는 2025년 3월 나머지 20억 달러를 추가 지급해 낸드 개발과 제조에 필요한 모든 지식재산권, 인력 등을 흡수하며 인수를 마무리 짓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D램 글로벌 2위에 이어 낸드까지 글로벌 2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셈입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인텔 실적이 반영되면 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이 10% 이상 뛸 것으로 보고 있고요.
여기에 인수 대금을 납부하기 위해 캐시카우인 D램 시설투자를 제한적으로 집행할 경우, 이는 곧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반도체의 봄과 함께 `K반도체`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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