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는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다시한번 시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정치경제부 전민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전 기자, 한은의 내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보고서가 나왔다지요?
<기자>
한국은행은 매년 연말, 다음해 통화정책 기조를 담은 보고서를 냅니다.
한은은 오늘 내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보고서에서 한은은 기준금리 정책과 관련해 "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인 2%에서 안정화시키고 금융불균형 위험이 완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다, 과도한 가계빚 누적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등에 따른 금융 불균형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 겁니다.
<앵커>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나 횟수 등에 대한 언급은 있었나요?
<기자>
한은은 이번에 금리 인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완화 정도의 조정 시기에 대해선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금융불균형 상황,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 등을 함께 고려해 판단하겠다"라고만 설명했는데요.
성장률과 물가 지표를 보고 경제 개선 상황에 맞춰 내년 기준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조절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섣불리 돈줄을 죄었다가는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가 크게 둔화될 수 있죠.
또 오미크론이 실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판단해야 하는 만큼, 다음달 14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은의 고민은 더 커졌습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회의 직후 "내년 1분기 인상을 배제할 필요 없다"고 발언했는데요.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분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까지 인상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내년 첫 금리 인상 시기가 새해 첫 금통위가 열리는 1월이나 아니면 다음달 2월이냐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기자>
내년 3월 대선이 있고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도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2월은 좀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1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습니다.
이후 상반기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은데요,
내년 4~6월까지는 금통위 의장 대행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데, 총재가 공석인 상황에선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죠. 즉 두번째 금리인상은 하반기가 유력하다는 얘기입니다.
나아가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1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한은이 23차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했는데요.
여길 보면 11월 금통위 당시 유일하게 소수의견을 낸 주상영 위원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만한 요건이 부분적으로 조성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렇듯 비둘기파 마저 통화정책변경을 고민했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한발` 더 다가섰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한은이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으로 `경제 상황 개선`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그렇다면 인상 횟수가 제한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요.
<기자>
네 가능한 얘기입니다. 한은도 물가 상승세와 금융안정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금리를 추가 인상할 여건은 충분하지만 성장이 받쳐주지 않으면 금리 인상 횟수가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은은 오늘 낸 보고서에서도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3%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코로나19 전개 상황, 글로벌 공급차질 완화 속도 등에 따라 성장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오미크론 발생 전인 한달 전만 하더라도 자본시장연구원 등 내년 1.75%까지 세차례 인상을 점치는 기관과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내년 1분기 한 차례 기준금리가 오른 후 추가인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내년 미 연준이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지 않습니까. 미국에서 급격한 금리인상이 이뤄진다면 우리도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할 텐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결국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향방이 어떻게 되느냐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미 기준금리가 과도하게 좁혀질 경우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고 환율 상승 압력도 커지게 됩니다.
때문도 한은도 한미 금리차를 유지하려면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앵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자들, 그 중에서도 코로나로 빚더미에 오른 자영업자들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수 밖에 없는데요.
<기자>
한은이 어제 발표한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 대출이 1년새 110조 넘게 불어 900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은도 "폐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자영업자 부채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이에 내년에 한은도 금융중개지원대출 프로그램을 통한 코로나19 피해 기업 지원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네 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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