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10년 만에 최악…글로벌 '유동성 파티'에 홀로 소외

입력 2021-12-31 18:03  


올해 세계 증시가 `유동성 파티`를 즐겼지만 중국발 `규제 공포`에 짓눌린 홍콩 증시는 10년 만에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3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 오른 23,397.67로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홍콩 증시는 크게 후퇴했다.

항셍지수는 14.08% 하락해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알리바바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기술주 동향을 반영하는 항생테크지수는 이날 5,670.96으로 마감, 올해만 32.7% 하락했다. 지난 3월 고점(11,001.78)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마윈(馬雲)의 설화(舌禍)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의 핵심 규제 표적이 된 알리바바의 주가가 올해 50% 가까이 폭락했다. 알리바바보다는 그나마 `부드러운 규제`에 노출된 것으로 평가된 텐센트도 게임 규제 등의 여파 속에서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했다.

미중 신냉전 와중에 중국 기술 기업의 `상장 메카`로 떠오르는 홍콩 증시의 부진한 성적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닛케이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의 전세계지수(ACWI)를 구성하는 48개 국가·지역의 시장 가운데 미국 등 21곳의 주가지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고 주가지수가 하락한 곳은 홍콩과 브라질 등 8개 국가·지역에 그쳤다.

세계적 증시가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호황을 누리는 동안 홍콩 증시는 올해 내내 중국발 `규제 공포`에 짓눌렸다.

작년 중국 최고 부호이던 마윈의 규제 정면 비판 후 중국 당국은 작심하고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급성장 `신흥 자본가`들과의 관계 재정립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반독점,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등 구호를 앞세워 빅테크 전면 규제에 나섰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기반 다지기 차원에서 부동산·교육·문화·엔터테인먼트 등 거의 모든 사회·경제 영역에 걸친 `개혁`과 `정풍 운동`이 벌어졌다.

이 여파로 기술 분야 외에도 홍콩 증시에 상장한 부동산과 사교육 업체들의 주가도 올해 폭락을 면치 못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계 위기의 상징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주식은 올해 92% 폭락했다. 항셍지수 구성 종목인 비구이위안(碧桂園)도 35% 하락했다.

규제의 핵심 표적이 된 대형 인터넷 기업이 거의 상장되지 않은 중국 본토 증시는 `규제 공포`에 따른 충격이 그나마 덜해 마이너스 수익률은 면했지만 미국 등 서방 선진국 증시와 비교하면 성과가 저조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중국 본토 증시의 양대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는 올해 각각 4.8%, 2.67%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올해 대만 증시는 반도체 호황에 다른 기록적 수출 실적을 등에 업고 급등해 대조를 이뤘다.

대만 증시의 대표 지수인 자취안지수는 올해 23.66% 상승했다. 자취안 지수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장중 18,291.25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대만 재정부에 따르면 1∼11월 대만의 수출은 4천57억5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 기간 반도체 등 전자제품 수출액은 915억6천만달러로 이미 작년 한 해 전체의 881억2천만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janga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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