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기업이 관련된 인수·합병(M&A)이 4천 건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3일 일본 M&A 정보업체 `레코프(RECOF) 데이터`를 인용한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출자를 포함한 일본 기업의 M&A 건수는 전년과 비교해 14.7%(550건) 많은 4천280건(속보치)으로 집계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다.
일본 기업은 코로나19와 세계적인 탈(脫) 탄소 흐름 속에서 M&A를 통해 사업 재편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작년 일본 기업의 M&A 거래 총액은 16조4천844억엔(약 170조원)에 달했다.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미국 자회사 은행인 MUFG 유니온뱅크 매각(1조9천억엔)이었다.
2008년 미쓰비시UFJ의 완전자회사가 된 유니온뱅크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를 거점으로 약 300개 점포를 두고 있다.
미쓰비시UFJ는 애초 유니온뱅크를 미국 금융 사업의 중추로 키울 계획이었지만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M&A 가운데 규모 기준으로 2, 3위에 오른 것은 구조 전환을 추진하는 히타치(日立)제작소 관련 사안이었다.
종합 전기전자업체인 히타치제작소는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 `글로벌로직`을 약 1조엔에 인수하고, 도쿄 증시 상장 자회사인 히타치금속 보유 지분 전량(약 8천억엔)을 미국 투자펀드 베인캐피털과 일본 펀드인 일본산업파트너(JIP) 등의 미일 펀드 연합에 팔기로 했다.
지난해 일본 기업의 주요 M&A 사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졌다.
일본 최대 석유제품 공급업체 에네오스(ENEOS)홀딩스는 도로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닛포(NIPPO)를 1천900억엔에 매각했다.
도로포장용 아스팔트 혼합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나오는 것이 경영상 부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에네오스는 또 북해 유전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영국 자회사의 매각(1천900억엔)을 확정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2천억엔을 투입해 태양광 사업 등을 영위하는 신재생 에너지업체 `저팬 리뉴어블 에너지`를 사들이기로 했다.
에네오스는 전기차 보급 등으로 2040년에는 일본 국내 석유제품 수요가 반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석유 관련 사업의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캐나다에서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개발 사업을 해온 일본석유자원개발(JAPEX)은 총 1천300억엔의 손실을 보면서 현지 자회사를 매각하고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 밖에도 종합상사 등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탈 탄소 흐름을 타기 위한 사업재편 차원에서 석탄화력발전이나 탄광개발에서 발을 빼기 위한 일본 기업의 매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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