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어급 LG엔솔 등장에...자산운용업계 '혼란'

지수희 기자

입력 2022-01-05 17:25   수정 2022-01-05 17:25


    <앵커>

    이달말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초대어급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2차전지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행 규정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더라도 상당 기간 동안 2차전지ETF 구성종목에 LG에너지솔루션이 아닌 LG화학을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일부 운용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빨리 담을 수 있도록 규정을 서둘러 변경하기도 했지만 실제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가늠할 수 없어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수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국내 2차전지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 종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세 종목 등 모두 네 종목으로 순자산이 3조원이 넘습니다.



    모두 패시브 펀드로 FN가이드나 한국거래소가 개발한 `2차전지지수`를 추종하는데 LG화학의 비중이 20%에 달합니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LG화학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들 펀드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LG화학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LG엔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ETF구성종목에 LG엔솔을 담고 LG화학을 제외하는 종목변경이 필요한데 당초 규정에 따르면 FN가이드 지수추종 ETF는 오는 6월, KRX 지수추종 ETF는 3월이나 종목변경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FN가이드는 최근 규정을 변경해 LG엔솔 상장 후 7영업일 이후 종목 편출입이 가능하도록 조정했습니다.

    즉, KODEX2차전지산업ETF와 TIGER2차전지테마ETF는 2월9일 이후부터 LG화학을 빼고 LG엔솔을 담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지난해 대어급 기업 상장 사례를 보면 상장 후 한 달 간은 주가가 상승하지만 이후 락업물량이 풀리며 주가가 조종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장직후 주가 상승 효과를 보겠다는 계산이 깔린 셈입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후 시총 2위로 등극한다면 추가 패시브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배터리 산업 성장세도 계속되고 있어, 편입이 늦을 수록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더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KRX2차전지 지수를 개발한 한국거래소는 아직 신중한 상황.

    한국거래소는 대어급 물적분할 상장이 처음있는 일이다 보니 "지수산출 규정 변경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로써는 TIGER2차전지K뉴딜ETF는 3월 11일이후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LG화학 주가하락에 배팅한 공매도 세력이 많기 때문에 LG화학을 빠르게 편출할 경우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시장에서도 LG엔솔을 빠르게 편입하는 것이 고객 수익률이나 시장 안정에 좋을 지에 대해서는 쉽게 결론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 연구원 박사 : 시장을 최대한 빨리 추종한다는 면에서, 빨리 편입될수록 투자자의 정보비대칭을 줄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상장 된 이후에 하락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서 리스크 측면에서는 그게 좋다고만 보기에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해) 국민연금도 신규 상장 종목을 빨리 담으려고 하다보니 IPO종목이 급등하는 사례가 있었어요. 그리고 급락한 사례가 대형종목에서 몇 번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 같은 것들이..그게 버블을 일으킨다거나 쏠림을 가속화시킨다는 비판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파급효과가 SK온 등 추가 배터리사 물적분할 상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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