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차기 대표로 내정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최근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지분을 대량 매각한 것을 두고 노조가 대표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류 대표 내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사상 첫 쟁의 행위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노사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카카오는 노조가 지난 5일 요구한 류 대표 내정 철회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카카오 노조(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류 대표 등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이 카카오페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일인 지난달 10일 44만993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직원들의 사기를 꺾었다며 그룹 최고경영자(CEO)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류 대표 등 임원들이 한날한시에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어치를 매각해 469억원의 차익을 거두면서 국회에서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까지 논의되는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카카오 지분 7.42%를 보유한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도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 주주총회에서 류 대표 선임 안건에 반대표결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노조의 이런 문제 제기를 무시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도 노조 성명 발표전인 4일 전사 간담회를 열고 직원들에게 사과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책임 경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류 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노조의 요구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계속 응답하지 않을 경우 노사 관계가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밀어붙이면 류 대표만의 문제가 아니라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문제가 될 것"이라며 "류 대표 사퇴 외에는 타협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류 대표가 사퇴하지 않는 한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쟁의 단계까지 들어간 적이 회사 창립 이래 지금까지 없었지만 쟁의 단계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2019년 2월 사측과의 단체교섭 결렬에 따라 첫 쟁의행위에 돌입한 적이 있으나, 카카오에서는 쟁위행위가 발생한 전례가 없다.
(사진=카카오페이)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