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테크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기조와 도덕적 해이 등 각종 리스크로 연초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들어 전날까지 네이버 주가는 11.49%, 카카오는 14.13% 각각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네이버의 경우 종전 62조1천억원에서 55조원, 카카오는 50조2천억원에서 43조1천억원으로 각각 7조1천억원씩 줄었다.
두 종목 합한 시총이 새해 들어 14조2천억원이나 감소했다. 네이버는 작년 말 시총 순위 3위(이하 우선주 포함)에서 전날 5위로, 카카오는 6위에서 8위로 밀렸다.
연초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급락 배경에는 미국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강도를 높인 연준이 최근 조기 금리 인상과 조기 양적긴축(QT)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높은 성장주 주가에 부담이 되는 양상이다.
현재의 실적보다 미래의 실적이 주목받는 성장주는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성장성이 낮은 평가를 받게 된다.
작년 연말 종가 기준으로 네이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3.96배, 카카오는 46.74배로 코스피200 지수 11.08배보다 높다.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도 네이버·카카오 주가의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고 정치권에서도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논의가 가속화되는 등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이에 같은 해 9월 카카오는 소상공인 상생 기금을 조성하고 일부 사업을 철수하는 내용의 방안을 내놓았다.
이 여파로 카카오 주가는 상승세가 한풀 꺾여 종가 기준 전고점(16만9천500원·2021년 6월 23일)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도 작년 9월 6일 45만4천원으로 마감한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여기에 실적 부진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최근에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페이 주식에 대한 스톡옵션 행사로 논란을 빚으면서 카카오 주가가 더 크게 하락 압력을 받는 양상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상장도 논란이다. 물적분할 방식을 통해 특정 사업 부문을 쪼개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카카오의 주가는 할인을 받을 수밖에 없다.
카카오의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기존 알짜 사업이 빠져나가면서 그 가치를 온전히 누릴 수 없어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상장한 데 이어 올해는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플랫폼 규제 도입 등을 향후 변수로 지적하면서 네이버·카카오의 신사업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FOMC 등을 거쳐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성장주가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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