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된 작년 10월부터 법원경매 물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경매 접수 건수는 9월에 5천521건으로 연중 최소치를 기록한 이후 10월 6천196건, 11월 6천804건으로 두 달 연속 늘었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강서·양천·구로·금천구를 관할하는 서울남부지법과 용산·서대문·마포·은평구 관할인 서울서부지법의 9월 대비 11월 법원경매 물건 접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남부지법의 경매 물건 접수 건수는 152건에서 235건으로 54.6%, 서부지법은 73건에서 107건으로 46.6% 각각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초·동작·관악·강남·종로·중구를 관할하는 서울중앙지법의 경매 물건은 131건에서 143건으로 9.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서울 외 수도권에서는 인천지법 부천지원(70.1%·97건→165건)과 수원지법 안산지원(60.4%·106건→170건) 등에서 접수 건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방은 광주지법 목포지원(67.6%·74건→124건), 청주지법 충주지원(60.0%·50건→80건), 대구지법 대구서부지원(45.3%·75건→109건) 등의 증가율이 높았다.
법원경매 접수 건수에는 주택, 토지, 상가, 공장, 자동차 등의 부동산과 동산이 모두 포함되나 통상 주택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법원경매 접수 건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강력한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 강화·확대를 골자로 한 정책을 발표한 시기다.
이어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과 이달에 걸쳐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금융권의 대출한도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이후 금리마저 오르면서 한계에 봉착한 차주(대출자)의 부동산이 법원경매로 넘어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로 내 집 마련을 서둘렀던 2030 세대와 코로나19 여파로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간 열기를 이어가던 법원경매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12월 법원경매 전국 평균 응찰자 수는 5.1명을 기록해 월간 기준으로 지난해에 가장 적었고, 아파트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역시 42.7%를 나타내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같은 시기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100.6%를 기록하며 전달(104.2%) 대비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