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위치 정보를 사용하지 않고 신속하게 감염병 밀접 접촉자를 구분해내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전증강융합연구단 이택진 책임연구원은 23일 KIST와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최근 개발한 핀포인트 방역 시스템인 디지털 접촉자 관리시스템(Contact Tracing System·CTS)을 소개했다.
현재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확진자의 위치정보시스템(GPS), 방문한 장소의 폐쇄회로TV(CCTV), QR코드 접속 이력,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활용 중이다.
하지만 GPS는 실내에서 무용지물이라 실내 동선 파악에는 활용할 수 없고 CCTV는 일일이 사람이 영상을 돌려보고 확인하는 작업을 거쳐야한다.
QR코드 접속 이력을 통한 접촉자 통보도 접촉 여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와 같은 매장에 있었다는 점만을 알려주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공간이 넓은 대형 매장에서 밀접 접촉자를 가려내는 데 쓰기는 무리다.
이 책임연구원은 확진자가 있었던 공간이 어디인지보다 이들이 `누구와 접촉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RF(Radio Frequency) 수신 신호를 비교해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찾아내는 데 집중했다.
RF 신호의 수신신호 세기는 공간의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신신호의 조합을 분석하면 두 사람이 가까운 공간에 있었는지 추정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책임연구원은 CTS 기술에 대해 "약 30만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CTS 기술의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 약 92%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치와 같은 개인정보 데이터가 아닌 공간상 접촉 가능성을 추정하는 신호 자체를 분석하기 때문에 개인 정보 침해 가능성이 매우 낮다"며 "방역 관리자는 접촉자 리스트를 10분 이내로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TS 기술은 지난 20일부터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주최로 열리고 있는 `2022 DB그룹 배드민턴 코리아리그`에 도입돼 운영 중이며 이달 중으로 KIST 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KIST는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과도 서비스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이 책임연구원은 "스마트폰이 없더라도 RF 기기를 소지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공장, 물류센터, 학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