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작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 위기에 있는 참가자들에 대한 사면을 언급하면서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30일(현지시간) CNN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밤 텍사스주 콘로에서 열린 `세이브 아메리카` 집회 연설에서 "(2024년 대선에) 만약 출마해 승리하면, 1월 6일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공정하게 처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아주 불공정하게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면이 필요하다면 그들을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작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백악관 인근에서 `선거사기`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진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하려는 미 의회로 몰려가 창문을 깨뜨리고 의회 경찰들을 공격하며 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이 긴급히 대피하면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위협받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정이 수 시간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미국 안팎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했다.
이후 법무부가 방대한 조사에 나서 난동에 참여했던 725명을 체포했으며 지금까지 225명을 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이 가운데 150여 명은 경찰 폭행 혐의로, 50명 이상은 범죄 모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20여 명은 이미 유죄를 인정했다.
또 당시 지지자들 집회에서 연설하며 `선거사기`를 주장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내란 선동 등의 혐의로 재임 중 두 번째 탄핵대상이 되는 불명예를 얻었다. 탄핵안은 민주당 주도의 하원에서 가결됐으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된 상원에서는 부결됐다.
트럼프의 사면 발언에 공화당 내에서 반박이 이어졌다.
당시 상원의 트럼프 탄핵 심판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공화당 소속 7명 의원 중 한 명인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주)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언급은 부적절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와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린스 의원은 "1월 6일은 우리 역사상 암흑의 날이었다"면서 "(난동 참여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사법 절차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사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 소속의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주지사도 CNN에 출연해 "의회 공격에 가담한 이들은 책임져야 한다"며 트럼프의 사면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누누 주지사는 "법치라는 게 있다"며 "그게 2020년 안티파(극좌성향의 반파시즘 운동단체)에 의해 불타는 도시이든, 작년 의사당 폭동이든 상관 없다. 모두가 공평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여론의 비판에도 자신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을 사면하거나 감형하는 등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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